[메카 밀.게.요] 게임하는데 왜 그렇게 심각해?

지난 2009년 유명 프렌차이즈 햄버거 전문점 ‘버거킹’에서 흥미로운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친구 10명을 삭제하면, 무료로 와퍼 햄버거 쿠폰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이었죠. SNS의 확산으로 온라인 친구가 늘고 인간관계가 복잡해졌다고 하나, 햄버거 하나에 23만 4천 명이 친구 끊기를 당했습니다.

프로모션 진행 후엔 여러 의견이 나왔습니다. ‘재미’를 모토로 진행한 거라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이가 많았죠. 그러나 이벤트를 통해 거미줄처럼 얽힌 인간 네트워크에서 소중한 사람을 구분하고 인간관계를 정리했다는 후기도 있었습니다.


▲ 햄버거 하나만도 못한 인간관계가 있다는 걸 보여준 ‘Whopper Sacrifice’ (출처: 버거킹)

이와 비슷한 원리를 가진 캠페인도 있었습니다. ‘미니멀리즘 게임(Minimalism Game)’이라는 건데요. 단순한 삶을 위해 날짜 숫자만큼 물건을 버리는 방식입니다. 참여자는 1일에 1개, 2일에 2개… 10일에 10개씩 차례로 필요 없는 물건을 버려야 합니다. 버리는 물건은 날짜별로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고, 한 달간 총 465개의 물건을 버리면 성공하죠.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게 해 수많은 재화 속에서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게 의외로 적다는 걸 생각하게 만든 캠페인입니다. 평소 우리가 필요하지 않은 것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건 아닌가 돌아보게 했다는 평이 있죠.

이런 미니멀리즘 추구 경향은 우리가 현재 즐기는 게임에서도 나타납니다. 요즘 게임은 과거와 비교하면 무척 복잡합니다.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개가 아니죠. 롤플레잉 게임을 볼까요? 그래픽이 화려해진 만큼 필드에 구현할 수 있는 지형과 지물이 많아졌고 그에 관한 액션도 추가되었습니다. 생존이라는 요소가 있는 게임에서는 식량까지 걱정해야 하죠. 캐릭터 기술도 더 많아졌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조합하는 게 필수입니다. 덕분에 조작은 현란, 다른 말로하면 복잡해졌죠. 여기에 아이템이라는 끝판왕 콘텐츠도 있습니다. 등급부터 강화까지 따져야 할 게 한두 개가 아니죠.

이런 복잡함에서 벗어나려는 게이머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선택지에서 벗어나, 단순함을 추구하려는 거죠. 그리고 이 결정체가 오락실 감성인데요. 최근 고전 게임이 담긴 오락기를 들여놓는 식당과 바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데이트 코스로 인기인 종로의 익선동에도 ‘콤콤 오락실’이라는 옛 감성을 가진 공간이 있죠. 스트리트 파이터2, 보글보글, 라이덴, 메탈 슬러그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오락실은 복고풍의 특별한 감성을 제공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으로 가득한데요.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얻은 배경에는 게임의 쉬운 조작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 이색적인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는 ‘콤콤 오락실’

이렇게 부활한 오락실에서 자신의 시대가 지난 노장 게임의 힘을 볼 수 있었습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화려함에 집착하는 시대에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놀랍지 않나요? 작년 화제였던 퀸의 ‘라디오 가가’엔 이런 가사가 있죠. ‘너도 한땐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아직 최고의 시간은 오지 않았어.’ 이 말을 고전 게임에게 건넬 수 있겠네요.

이런 사례를 통해 게임이 추구하는 재미의 본질은 의외로 단순함에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엔 단순한 조작만으로도 한 시대를 휩쓸고 사랑 받았던 게임의 과거와 현재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들에겐 어떤 매력이 있었고, 현재의 게이머들은 왜 아직까지 이 게임을 즐기고 있을까요?

옛날 옛적 오락실에서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엔 다양한 게임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소닉, 스트리트 파이터의 장기예프, 슈퍼마리오의 쿠파,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좀비 등을 볼 수 있죠. 게임을 즐겼던 관객이라면 반갑고 즐거웠을 겁니다.

이 영화엔 ‘팩맨’이 등장하고, 랄프가 게임 ‘팩맨’ 속에 들어간 모습을 볼 수도 있는데요. 1980년 출시한 팩맨은 입을 살짝 벌린 캐릭터를 조종해 맵에 떨어져 있는 쿠키를 먹는 게임이었습니다. 쉬운 조작과 게임성으로 인기를 끌었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었죠. 슈팅 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당시에 볼 수 없던 비폭력, 비경쟁을 지향해 게임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베스트 셀러입니다.


▲ 원작보다 과격해진 영화의 ‘팩맨’ (출처: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게임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팩맨이 등장한 영화는 더 있습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픽셀>의 포스터 중심에는 거대한 팩맨이 있죠. 이 영화엔 꼬리가 점점 길어지는 뱀을 조작하던 게임 ‘스네이크’와 고릴라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하는 게임 ‘동킹콩’도 나옵니다. 그리고 심플한 조작으로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갤러그’도 볼 수 있죠.

이들은 좌우 조작과 미사일을 쏠 수 있는 전투기로 맵 상의 적을 없애야 했는데요. ‘1945 스트라이커즈’ 등으로 대표되는 슈팅 게임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쉬운 조작으로 도전 욕구를 자극하고 단순해서 더 중독성 있던 게임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죠. 그 중에서도 ‘갤러그’는 80년대 국내 오락실의 아이콘이었습니다.

▲ 한 시대를 휩쓸었던 명작 게임 ‘갤러그’ (출처: 유튜브 채널 TV대정령)

이외에도 테트리스, 땅따먹기, 벽돌깨기 등 지금은 고전 반열에 오른 게임은 간편한 조작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보기에 낡은 그래픽을 가져 접근하기 힘들지만, 결코 시시하다 할 수 없는 게임들인데요. 현재 인기 있는 게임들의 화려한 겉모습과 복잡한 조작을 제거하면 고전기 게임이 가졌던 원초적인 재미만 남을 수도 있습니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결국 우리가 즐기는 게임은 과거에 이미 완성된 것이었죠. 그리고 스마트폰이 확산된 이후엔 이 원초적인 재미를 강조하는 작품이 늘고 있습니다.

심플함을 강조한 게임들

4월 24일 기준, 구글 앱스토어 게임 순위 3위엔 ‘스택 볼’이 올라있습니다. 공을 튀겨 아래층 벽을 부수며 최하층까지 도달하는 게 목표인 모바일 게임이죠. 잘못된 벽에 공이 부딪히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화면을 터치하면 공이 아래층 벽을 부수는데, 이것이 조작의 전부죠. 단순하지만 공이 벽을 깨부수고 아래로 돌진할 때 가슴이 뻥 뚫리는 후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방향키도 없고 특수한 스킬을 쓸 수도 없는 이 게임이 3위에 오를 수 있는 비결은 단순한 조작에서 오는 타격감에 있죠.


▲ 막힌 곳이 뚫리는 듯한 쾌감을 주는 ‘스택 볼’

이병헌을 내세운 광고로 화제가 된 ‘브롤스타즈’가 6위에 올라있다는 걸 생각해볼 때 단순성을 내세운 게임은 분명한 강점이 있습니다. 우선, 심플한 그래픽과 간단한 조작으로 DOS 시절 감성을 소환합니다. 더불어 쉬운 조작을 가진 덕에 몰입감이 높고, 게이머가 계속 도전하게 하는 중독성이 있죠. 이보다 조금 더 발전된 그래픽을 보이는 쿠키런, 프렌즈팝 등도 결국엔 터치를 통한 심플한 게임성으로 유저에게 어필하는 모바일 게임입니다. 대중교통 등에서 짧은 시간에 가볍게 즐기기에 적합하죠.

이런 간단한 조작을 내세운 게임이 모바일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스팀, 오리진 등의 플랫폼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죠. 심플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인디게임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요. 화려한 그래픽 기술 대신 심플함에서 오는 중독성을 매력으로 내세운 게임이 있습니다.

한 가지만 소개하자면, ‘Turbo Pug DX’가 있는데요. 도트 그래픽과 오락실 감성의 음악을 가지고 있는데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죠. 앞으로 달리는 강아지를 조작하는 게임으로 유저가 사용할 수 있는 키는 점프키(스페이스 바) 밖에 없습니다.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고 더 멀리 가는 게 목표이며 Pug 아이콘과 알파벳을 획득하면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죠. 큰 목적이 없고 단순해 금방 질릴 것 같지만 한 번 플레이하면  끝없이 점프키를 연타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끝없이 스페이스 바를 누르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중에도 심플한 조작으로 사랑받은 작품이 많습니다. 오락실 감성을 가지고 있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와 히든캐치가 대표적이죠. 2001년 출시되어 곧 20년을 바라보는 게임인데요. 여전히 많은 유저가 즐기고 있습니다. 상하좌우 방향키와 물풍선을 설치하는 스페이스 바만 알면 즐길 수 있어 다가가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죠. 덕분에 출시 이후 여성 유저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던 게임으로 꼽혔습니다.

참고로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서비스를 시작한 2000년대 초반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카운터스트라이크 등의 인기가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던 탓에 이를 즐기던 여성 유저는 지금과 비교해 드물었죠.


▲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친근함을 주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한 대의 PC에서 두 명이 동시에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1대 1로 승부를 내거나, 협동해서 다른 유저들과 붙을 수 있었죠. 스마트 폰이 없던 시절엔 대부분 PC로 게임을 즐겼기 때문에 컴퓨터 앞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상당히 심했는데요. 이런 불화를 막아 가정의 평화를 지킨 게임이었답니다. 또한, 커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사랑받기도 했죠. PC방,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시절에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게임의 양성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간단하고 쉬운 게임성을 가졌기에 금방 질리지는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영리한 방법으로 게임성을 유지하면서 신선한 재미를 줬는데, 캐릭터가 아닌 맵을 변주했죠. 일반 모드에 이어 몬스터, 협공 모드를 추가해 NPC와의 대결을 주선했습니다. 그리고 오락실에서 사랑받은 ‘틀린 그림찾기’의 재미를 그대로 이식한 ‘히든캐치’도 있죠. 유저는 화면 좌우에 두 장의 이미지를 두고, 서로 다른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그곳에 물풍선을 설치하면 되죠. 메이플스토리 등 익숙한 게임 이미지와 ‘싱가포르 오락실’ 같은 이색적인 업데이트도 진행해 즐길 요소를 추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다양한 모드를 통해 간단한 조작은 유지하고, 퍼즐 요소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한 게임 안에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날 수 있죠. 그리고 경쟁을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 게임과 차별화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 오락실에서 인기 있었던 ‘틀린 그림찾기’를 이식한 ‘히든캐치’

하지만 20년이라는 시간 탓에 오래된 게임이라는 인식도 분명 있습니다. 앞서 말한 장점들 역시 ‘과거형’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요즘 출시된 화려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시시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지금 즐기기엔 정말 별로인 게임일까요?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즐기는 유저를 만나 아직까지 이 게임을 떠나지 못한 이유를 들어보았습니다.


▲ 인터뷰에 응한 크레이지 아케이드 유저 hm03105

Q.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언제부터 즐겼나요?

A. 2008년, 그러니까 제가 10살 때쯤 처음 플레이했어요. 그 이후로는 심심할 때마다 접속하는 거 같아요.

Q.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이 많이 출시되었는데, 지금도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즐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원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주로 했었죠. 그런데 최근 유튜브에서 ‘밥한톨’님의 영상을 봤어요. 그러니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이후 다시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 크레이지 아케이드 장인들의 경기 (출처: 유튜브 채널 밥한톨)

Q.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20년 가까이 된 오래된 게임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유저가 플레이하고 있죠.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요?

A. 오래된 게임이라 시시하고 쉽다고 생각하는 유저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건 개인 취향의 문제잖아요? 모든 사람에게 재미있을 수는 없는 거고, 플레이하는 유저가 즐거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시선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즐기고 있어요. 게임 외적으로는 아직 순수한 유저가 많은 거 같아 좋았습니다. 다른 게임보다 욕을 덜 하는 거 같고요.

Q.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들이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A. 일단 캐릭터가 귀여워요. 2등신 캐릭터들 특유의 귀여움이 있죠. 그리고 다양한 액세서리로 꾸밀 수도 있잖아요? 저도 초등학생 때 샀던 것을 아직도 쓰고 있는데, 이 캐릭터를 꾸미면서 자기만족 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요.

다른 유저들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꾸미며 자기만족을 얻기도 하죠. 이런 점은 여성분들도 좋아할 만한 요소네요. 그리고 조작이 편하기 때문에 연령을 가리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 최초 서비스 당시 보다 다양한 모드가 추가된 ‘크레이지 아케이드’

Q,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즐길, 혹은 복귀할 유저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A.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다시 해보니 재밌더라고요. 예전에 즐겼던 추억이 많이 기억나고, 좋은 분들도 많이 있어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협공배틀을 비롯해 다양한 모드가 있어 과거보다 즐길 콘텐츠도 많죠.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가끔 해보면 분명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hm03105 님 외에도 몇 분 더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유저들이 말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 “게임 잘 안 하는 여자 친구가 할 수 있을 정도로 친근하다. 그리고 조작도 쉬워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 “별생각 없이 가끔 스트레스 풀기에 적합한 게임이다”
– “언제 접속해도 친근하고 쉽게 적응할 수 있다”
– “저사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이다”

Why So Serious?

앞서 만난 인터뷰이 외에도 많은 분이 다양한 의견을 남겨주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공통적인 매력은 ‘가벼움’이었죠. 단순한 조작 덕에 언제 복귀해서 플레이해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귀여운 분위기 덕에 게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인상도 있었습니다. 가볍게 즐기며 기분을 전환하는 유저들을 만날 수 있었죠. 그래서일까요? 게임 내 유저들과의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습니다. hm03105님의 인터뷰 내용처럼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순수함을 간직한 공간 같았죠.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 등 치열함을 추구하는 게임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사실, 20년이 다 되어 가는 게임에게서 새로운 걸 발견할 거란 기대는 하기 어렵습니다. 귀여운 캐릭터, 고전적 감성 등 이미 말해졌던 것 외에 떠오르는 건 딱히 없으니까요. 하지만,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다시 플레이한 유저들은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게임의 본질은 가벼운 재미라는 걸 말이죠.


▲ 게임 하는데 왜 그렇게 심각해? (출처: 다크나이트 스틸샷,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최근 게임은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게이머에게 스트레스를 줍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다른 유저들과 논쟁을 펼쳤던 순간, 떨어지는 점수를 보며 화를 참지 못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묻게 되지요. ‘우리는 고통 받기 위해 게임을 하는 걸까? 스트레스를 주는 과도한 경쟁과 복잡한 요소를 모두 걷어내고 남는 건 게임이 최초에 추구했던 재미입니다. 단순한 조작으로 직관적인 재미를 주는 요소가 게임의 정수인 거죠. 이를 다시 찾기 위해 게임에도 미니멀리즘의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받는 고민을 덜고, 재충전을 위해 게임을 찾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게임은 현실적인 걸 추구하고, 그러면서 현실만큼의 고민을 유도하는 또 하나의 ‘일’이 되어버렸죠. 게임을 위해서 공부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이 늘어난 건데요. 그래서 지금 고전 게임의 가치가 더 돋보입니다. 이들에겐 언제든 쉽게 들렀다가 쉽게 떠날 수 있는 쿨한 매력이 있죠. 그리고 게임은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본질도 되새기게 합니다. 그런 점에서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여전히 매력적이었죠. 이참에 시원한 물풍선으로 잠시 머리를 식혀보는 건 어떨까요?

코너 속의 코너, ANOTHER SAY

‘ANOTHER SAY’는 같은 게임을 즐긴 분들의 이야기를 남긴 코너입니다. 하고 싶은 말, 추억, 고백, 친구 찾기 등 자유롭게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참고로 다음 주 대상 게임은 ‘메이플스토리’입니다. 해당 게임에 얽힌 이야기가 있으면 댓글이나 메일로 남겨주세요. 선정을 통해 기사 본문에 소개토록 하겠습니다.

= 동생이랑 나란히 앉아서 2P 하다가 피는 물보다 진한 걸 알았다

= 왜 내가 타는 우주선은 다 고장 난 거냐

= 여친과 할 수 있는 게임이라던데, 솔로인 게 함정

= 마리드 헤어스타일 해본 사람?

= 걸치기 어떻게 하는지 좀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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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트리의 ‘메카 밀.게.요’ 코너에서는 다양하고 독특한 콘텐츠의 게임, 활동, 인터뷰이를 찾고 있습니다.

– 남심&여심 모두 저격하는 ‘귀욤뽀짝 캐릭터’ 게임
– 조카, 삼촌 모두 할 수 있는 캐주얼함의 매력, ‘EASY 난이도’ 게임
– 게임을 하려면 이겨야지! 무쌍 찍을 수 있는 ‘공격형 여포’ 게임
– 웹드라마보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이퀄리티 스토리’ 게임
– 아직 살아 있니? 어린 시절 즐겼던 ‘추억의 고전’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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