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한글로] 분위기로 게이머를 유혹하는 게임 3선

'스팀 한글로' 시간입니다. 갑작스러운 고백이지만, 기자는 러브크래프트의 코즈믹 호러 소설을 좋아합니다. 분위기로 독자의 숨을 조이는 점에 매력을 느꼈죠. 러브크래프트 전집을 군대에 가져가서 읽을 정도로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표지가 헐어서 진짜 마도서처럼 변했지 뭐예요?

이번 시간에 준비한 건 이렇게 유저를 분위기로 압박하는 게임들입니다. 마침 모두 한국어 패치가 되었죠. 그래서 '이런 재미를 나 혼자만 즐길 수는 없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세 작품을 준비했으니 만나보세요!

저세상 난도의 물통 배달 - 워터 딜리버리

▲ 분명 물통을 배달, 회수하는 간단한 업무인데...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 이 불길한 분위기는 도대체 뭘까~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워터 딜리버리'는 9월 18일 출시한 공포 게임입니다. 배너 이미지가 정말 무시무시하네요. 잔 너머로 유저를 노려보는 눈빛이 정말 섬뜩합니다. 공포 게임에 약하다면 스팀 페이지에 접속할 때 조심하세요. 

주인공은 물통 배달원입니다. 몇 년 전에는 정수기를 사용하려면 물통을 거꾸로 꽂아야 했죠. 바로 이 물통을 전하는 일입니다. 시골 마을이 배경이라 옛날 정수기를 쓰는 것 같네요. 트럭을 운전해 물통을 배달하고, 빈 물통은 회수하면 됩니다. 물론, 작업을 마친 후 요금 받는 걸 잊지 말아야 하고요.

공포 게임인 만큼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업무를 위해 방문한 집에서 귀신이 뛰쳐나오죠. 공식 영상을 보면 나루토 달리기를 하는 할머니 귀신을 볼 수 있습니다. 아하, 시골이라더니 나뭇잎 마을이었군요. 우리는 사실 환술에 걸렸던 겁니다.

▲ 귀신 할머니 정정하시네요!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워터 딜리버리는 공식 한국어 인터페이스와 자막을 지원합니다. 다만, 약간 번역기 같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 한 유저가 한국어 패치를 제작했습니다. 패치 목적은 게임을 더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다듬는 것이었죠. 스팀 리뷰의 링크를 통해 설치할 수 있는데요, 개발자가 해당 리뷰에 '한국어 패치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훈훈한 분위기에 가슴이 뭉클해지는군요.

저주받은 동생을 찾아 떠나는 괴기 동화 - 크리피 테일 2 

▲ 스크린샷 선정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다음 게임은 '크리피 테일 2'입니다. 제목을 직역하면 '소름끼치는 이야기'라는 뜻이죠. 작품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명입니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저주받은 여동생을 찾아 소년 라스가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죠. 캐릭터를 조작하며 포인트 앤 클릭, 퍼즐 풀이로 위기를 헤쳐나갑니다. 

스팀 페이지에 공포 카테고리는 없지만, 게임을 할 때에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길 바랍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우중충하고, 잔혹 동화의 향기가 물씬 풍기거든요. 공식 영상만 해도 기괴한 몬스터를 보여줘 무서운 상황을 상상하도록 유도합니다.

▲ 마침 크리피 테일 번들을 세일 중입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게임 평가는 다소 갈리는 편입니다. 전작 경험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 같네요. 크리피 테일이 더 재미있었다는 평입니다. 정말 굉장한 게임이었던 것 같군요. 호평하는 유저들은 볼륨과 그래픽, 스토리 등 다양한 장점을 조명했습니다. 관점에 따라 의견이 나뉘는 게 흥미로운데요, 직접 플레이하며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유저 한국어 패치는 리뷰의 링크를 통해 받을 수 있습니다. 크리피 테일 2는 캐릭터 간의 대화를 통해 스토리, 단서를 제공하죠. 한국어 패치는 필수입니다. '분위기로 이야기를 파악할 수 있다'라는 리뷰도 있지만, 번역된 대사를 직접 보는 게 더 몰입되지 않겠어요?

도르마무! 거래를 하러 왔다 - 인 스타즈 앤 타임

▲ 인 스타즈 앤 타임은 주인공이 최종 보스의 타임 루프에 갇혀 고통 받습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 주인공: 그만! 나를 풀어줘!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알고 계신가요? 한때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고, 주옥같은 밈을 많이 남겼죠. 그중 빌런 캐릭터 도르마무는 존재 자체가 무한 루프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정확한 용례는 시간을 되풀이하는 타임 루프고요. 그리고 여기에 도르마무 당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바로 '인 스타즈 앤 타임'의 주인공 일행이죠.

게임 배경이 무척 복잡한데, 최대한 요약해보겠습니다. 이 게임은 '스타트 어게인: 어 프롤로그'의 후속작입니다. 이야기의 큰 뿌리는 일대의 시간을 멈춘 사악한 왕을 저지하는 거죠. 

인 스타즈 앤 타임은 그런 타임 루프의 원인과 그 안에서 무너지는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집중했습니다. 게임은 주인공 일행이 왕을 공략하기 직전 상태에서 시작하죠. 덕분에 초반부터 고스펙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왕을 처치해도 타임 루프가 끝나지 않거든요. 당연히 일행의 싸움도 끝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이 겪는 심리 변화와 감정선이 포인트입니다.

서사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유저 한국어 패치는 필수입니다. 주인공이 타임 루프를 통해 겪는 감정과 피폐해지는 과정을 확인하세요. 아기자기한 그림체가 몰입도를 더합니다. 무척 여운이 남는 결말이라는데, 어떤 이야기가 유저를 반길지 궁금하군요. 스팀 페이지에 장문의 리뷰 글이 있으니 이것도 확인하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