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한글로] 높았던 언어 장벽 무너진 '압긍·매긍' 게임 3종
스팀 게임 페이지를 보면 평가 관련 항목이 있습니다. 유저들이 남긴 평가가 표시되는 부분이고, 게임을 판단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죠. 흔히 '압긍·매긍'이라 불리는 압도적으로 긍정적,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게임은 플레이를 추천하는 타이틀로 판단합니다. 평가를 기준으로 게임을 시작할지 결정하는 유저도 있죠.
이런 압긍, 매긍 게임들이 모두 한국어 지원이 있었다면 좋겠지만,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인디 게임처럼 신경 쓸 여력이 없거나, 한국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개발사가 이런 케이스죠. 이에 유저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서 한국어 패치를 제작하곤 하는데요, 최근까지 압긍, 매긍을 유지 중인 게임 3종의 한국어 패치 소식을 본문에서 확인하세요.
화면 밖으로 느껴지는 속도감
플랫폼 게임, 발판을 밟고 뛰어다니며, 점프 콘트롤이 중요한 장르를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슈퍼 마리오' 시리즈와 '소닉' 시리즈가 있죠. 그래픽 기술이 발전하면서 2D에서 3D로 진화해 3D 플랫폼으로 거듭났습니다. 앞서 소개한 슈퍼 마리오와 소닉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3D 플랫폼으로 변화했고요.
4월 1일 출시한 신작 '헤이스트'도 플랫폼 게임입니다. '콘텐츠 워닝'을 개발한 랜드폴 게임즈가 제작했고, 붕괴하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3인칭 액션 러닝 게임이죠. 게임 이름에 걸맞은 매우 빠른 속도감이 특징이며, 작품을 접한 유저들은 좋은 평가를 남겼습니다. 4월 21일, 유저 평가 4,530개 기준 매우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죠.
헤이스트는 앞서 소개했듯이 매우 빠른 속도감을 자랑합니다. 점프와 활공으로 시원시원한 액션을 펼치죠. 이때 땅에 가까워지면 진입하는 각도 등을 계산한 낙법이 중요합니다. 낙법 사용법은 초반 튜토리얼에서 알려주는데, 언어 장벽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 유저가 많았죠. 제대로 튜토리얼을 진행하지 않았다면, 직전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기본 조작법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을 끼쳤죠.
이에 한 능력자가 일본어를 베이스로 한국어 패치를 제작했습니다. 작중 인물들의 대화와 UI, 옵션, 자막을 한국어로 번역했죠. 스피드의 쾌감을 느껴보고 싶은 유저라면, 지금 바로 패치를 적용하고 진행해 보세요. 참, 게임 내 언어 설정을 일본어로 바꿔야 하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요즘 도끼는 마법으로 만들면 되는 것
정해진 목표 없이 자유롭게 무언가를 즐기는 장르를 '샌드박스'라고 부릅니다. 커다란 상자에 모래를 담고 노는 간이 놀이터에서 유래한 단어죠.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마인크래프트'가 있습니다. 재료와 UI, 그래픽을 구성하고 마음대로 놀 수 있어 큰 인기죠. 이를 기반으로 기상천외한 작품이 나오기도 했으며, 다양한 모드로 발전했습니다.
4월 16일, 샌드박스 신작 '룬스케이프: 드래곤와일즈(이하 룬스케이프)'가 앞서 해보기로 등장했습니다. 최대 1~4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죠. 일반 RPG처럼 용들을 찾아가 사냥하거나, 높은 자유도의 크래프팅, 건설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이런 장르의 게임에서 도끼 하나를 만들려면, 도끼날에 필요한 철광을 캐기 위한 곡괭이를 만들어야 하는 등 선행 과정을 요구합니다. 이 과정을 질려하는 유저가 은근히 있죠.
하지만, 룬스케이프는 다릅니다. 도끼를 마법으로 만들어서 벌목하거든요. 도끼 제작 과정을 스킵하고 바로 벌목이라니, 은근히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이런 장점 덕분인지 출시 일주일에 접어드는 4월 21일 기준 1만 1,443개의 평가 비례 84%의 매우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희생 담당 벤 삼촌이 남긴 명언이 있습니다.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이죠. 자유도가 높을수록 관련 아이템, 재료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텍스트가 늘어납니다. 여기에 한국어 번역이 없다면, 해석하다가 머리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죠. 이에 게임을 즐기던 한 유저가 직접 번역과 함께 패치를 만들었습니다. 오역, 오류, 미번역 구간이 있으면, 스크린샷으로 제보하길 부탁했죠. 이제 언어의 장벽이 사라졌으니 숨죽이고 있던 크래프팅 고수들은 일어나주세요.
우주의 너와 말하고 있어
2016년 한바탕 열풍을 일으켰던 '너의 이름은'을 기억하시나요? 공들인 작화와 감동적인 이야기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시간을 뛰어넘은 주인공들의 만남과 그리움을 잘 표현한 작품이었죠. 이와 비슷한 감성의 인디 게임이 등장했습니다. 대학생들이 팀을 결성해 만든 첫 작품 '저 너머의 그녀-Aliya'입니다. 장르는 비주얼 노벨이고요.
게임은 우주에서 표류하는 한 소녀의 태블릿에 연결된 후 그녀를 돕는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주인공과 소녀 사이에는 1,000년의 시차가 있죠. 대화는 채팅처럼 진행합니다. 처음엔 스팸으로 착각해 싸우지만, 이윽고 대화가 실제 채팅이고, 둘 사이에 이해할 수 없는 간극이 벌어졌다는 걸 깨닫게 되죠. 종종 소녀가 현재 상황을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처한 상황을 알리기도 합니다. 출시 1년이 지났지만, 4월 21일 기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평가도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걸 보면 게임성은 훌륭하다고 볼 수 있죠.
채팅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나의 대답에 따라 소녀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동료가 긴장성 기흉에 빠지면, 몇 번째 갈비 사이에 바늘을 찔러야 할까요? 구글에 물어보니 2번째 늑간이라고 합니다. 갑자기 전문성이 확 올라가는 질문을 하기도 하니, 언어 장벽에 막히면 당연히 답을 할 수 없죠. 의외로 쫄깃한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다행히 유저 한국어 패치를 배포 중입니다. 해당 패치는 UI와 일부 대사가 잘렸던 부분 등 오류를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패치는 게임 언어를 영어로 설정하면 작동합니다. 매우 잔잔하고 여운이 깊게 남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알리야를 통해 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