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한글로] '워해머' 고유 명사 오역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이번 주 '스팀 한글로'는 유저 한국어 패치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여러 대상 중 눈길을 끈 건 '워해머 40,000: 로그 트레이더'였죠. 고유 명사 번역에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유저들이 힘을 모아 수정 패치를 제작, 배포 중이죠. 이 외에 SAN치 체크가 필요한 사제의 여행과 '매긍' 평가를 유지하고 있는 탑다운 미소녀 메카 게임의 한국어 패치 소식도 준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본문에서 확인하세요.
누구인가, 지금 누가 고유 명사를 무시했어?
'워해머 40,000(이하 워해머 40k)'을 알고 계시나요? 다양한 SF 설정, 게임, 종족의 기반이 된 유서 깊은 IP입니다. 초록색 피부의 오크, 스페이스 마린의 개념을 처음 만들어 낸 걸로 익히 알려져 있죠. 이제는 민속놀이로 불리는 스타크래프트도 마찬가지입니다. 테란과 저그가 워해머와 유사한 건 제법 유명하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한 관계입니다.
배경은 미래의 4만 년경 우리 은하를 기준으로 벌어지는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미니어처 보드게임으로 시작했는데, 근래 PC 게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죠. 한때 RTS 장르에서 '던 오브 워 시리즈'로도 유명했고, '카오스 게이트'와 '다크 타이드', '스페이스 마린 2'가 대표작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워해머 40,000: 로그 트레이더도 이 중 하나입니다. 인류 제국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쳐들어오는 오크, 엘다, 네크론, 타이라니드, 카오스의 위협을 이겨내며, 미지의 우주를 탐사하는 로그 트레이더를 이끄는 게 유저의 역할입니다. 인류의 위협을 제거하고, 새로운 땅을 찾아내는 게 주 목표죠. 가끔 인류 외 생명체 외계인들과 만날 때가 있는데요, 일단 방아쇠와 칼부림으로 인사하세요. 대화로 풀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잠시 이쪽의 이단 심문관과 면담하고 오시죠. 전능하신 신 황제시여, 오늘도 불순한 이단자 한명을 처리했습니다.
워해머 40k 세계관은 앞서 이야기했듯 팬층이 두껍고, 방대한 설정이 포인트입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워해머 용어도 빠질 수 없죠. 이는 IP 게임의 번역 난도를 높였습니다. 문맥에서 중요한 호칭이라거나, 번역 시 지칭하는 대상이 꼬여버리는 상황이 좋은 예시죠.
워해머 40,000: 로그 트레이더도 비슷한 문제를 마주했습니다. 공식 한국어 지원이 없어 AI로 번역한 게 원인이었죠. AI가 고유 명사를 직역하자 문맥이 이상해지는 부분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유저들이 팔을 걷어붙여 2, 3차 번역을 이어갔죠. 올바른 단어와 표현을 사용해 문맥을 바꾸니, 그제야 만족할 만한 퀄리티로 완성됐습니다. 한국어 패치 최신판을 확인하고, 게임을 마저 즐겨보세요.
사제님 둠 하신다
'Father'는 일반적으로 아버지를 뜻하는 단어로 쓰입니다. 물론, 많은 영단어가 그렇듯 다른 뜻도 있죠. 바로 신부님, 사제님을 파더라고 부른답니다. 종종 중의적 표현으로 쓰곤 하죠. 지금 소개할 게임 제목 '포기브 미 파더 2'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역하면 '나를 용서하세요 아버지' 또는 '나를 용서하세요 신부님'이 되겠네요.
포기브 미 파더2는 전작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사제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크툴루 신화에 영감을 받은 세계를 여행하는 내용이죠. 온갖 흉물과 광기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걸어 다니는 시체부터 기괴하게 뒤틀린 조형물, 촉수로 가득한 적까지 모든 것이 점점 그로테스크하게 진화하죠. 이에 맞서 사제인 플레이어도 무기를 들고 싸우는데, 무기가 꿈틀거리거나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장전 모션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움직임도 마치 둠 슬레이어처럼 민첩하네요. 이거 괜찮은 거 맞을까요? SAN치 체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1편의 한국어 패치를 제작한 유저가 이어서 2편을 제작, 배포했습니다. 이번 작업은 언리얼 엔진 4에서 5로 바뀌면서, 아이템 이름 번역을 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개인적인 언리얼 엔진 이해도 이슈라고 합니다. 그래도 이외에 스토리 및 대화는 모두 번역했습니다. 영어를 기준으로 제작했고, 게임의 기본 언어는 영어입니다. 덕분에 패치를 적용한 뒤 따로 언어를 바꾸지 않아도 되니 참고하세요.
탑다운 미소녀 x 메카 장르
미소녀와 메카닉 조합은 서브컬처 업계의 국밥 픽으로 통합니다. 서브컬처 본고장 일본에서는 '메카무스메'라는 장르가 있고, 애니메이션과 게임, 프라모델 등 다양한 장르로 뻗어나갔죠. 특히 프라모델 부문에서는 제법 인지도가 높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외면받기 쉽다는 뜻이죠. 2023년 10월 21일 발매한 '철기 소녀'는 미소녀와 메카닉 두 마리의 토끼를 잘 잡았습니다. 2025년 5월 12일 기준 스팀 유저 평가 '매우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죠.
게임 장르는 탑다운 슈팅입니다. 화려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직관적인 도트 그래픽으로 무장했죠. 캐릭터 일러스트도 괜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스토리, 챌린지, 무한 모드를 준비해 콘텐츠 볼륨이 큰 것도 장점입니다. 다만, 일부 유저는 컷신을 제외한 부분은 퀄리티가 미묘하다는 평가네요. 무기를 조합해 전투에 들어가면, 바뀐 무기가 시각적으로 크게 변해 체감이 크다고 합니다.
철기 소녀는 중국어 외에 영어, 일본어를 지원합니다. 심지어 음성 지원까지 있죠. 그러나 한국어 지원은 없어 유저들이 일본어를 기반으로 한국어 패치를 제작했습니다. 장비 설명 및 텍스트양이 많아 한국어 패치가 절실했던 유저들에겐 희소식입니다. 최신 패치 기준 일부 팁 부분의 설명이 잘리는데, 시스템 문제라서 해결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외에 장비 표기의 일부는 드래그를 이용해 마저 볼 수 있다고 하니 게임 플레이 시 활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