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보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의 무대, 웨스테로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이하 킹스로드)'의 원작, '얼음과 불의 노래' 1권 제목은 '왕좌의 게임'이다. 드라마 IP의 정식 명칭으로 자리 잡아 현재 대중에게 친숙한 이름인데, 작중 만악의 근원인 '피터 베일리쉬'가 자신의 입으로 "유일한 게임, 왕좌의 게임이지"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그리고 그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무대가 '웨스테로스' 대륙이다.
웨스테로스 대륙은 영국과 뒤집은 아일랜드를 섞어놓은 모양새다. 여기에 유럽 각국을 모티브로 한 일곱 개의 왕국이 자리 잡았으며, 이를 '칠왕국'이라 부른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속 웨스테로스는 왕국들과 크고 작은 세력들이 얽히며 큰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었고, 이제 유저들이 그 한복판에 발을 들인다. 본격적인 플레이에 앞서 세계의 이야기, 주된 갈등과 위협을 파악해두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국민트리가 웨스테로스의 역사를 정리했다.
원주민 '숲의 아이들'과 이방인 '최초인'의 전쟁
웨스테로스의 연표는 '정복왕 아에곤'의 정복을 기점으로 'BC(Before the Conquest)'와 'AC(After the Conquest)'로 구분한다. 우선 훨씬 이전인 BC 12,000년경, 역사서가 '여명기'라 기록한 구간부터 살펴보자. 웨스테로스는 '숲의 아이들'이라 부르는 이종족이 먼저 터를 잡은 대륙이었다.
이들은 체구가 어린아이 정도로 작았고, 피부는 견과류와 같은 갈색에 사슴처럼 얼룩덜룩한 반점이 흩어져 있었다. 귀는 인간보다 커 인간이 듣지 못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성이 매우 높아 인간보다 더 깊은 지혜를 지닌 것으로 묘사하며, 고양이처럼 세로로 찢어진 동공에 '황금색 - 녹색 - 붉은색'을 띠었다. 같은 원주민인 '거인'들이 작은 다람쥐 인간들이라 불렀는데, 실제로 나무를 타는 데 능숙했다. 판타지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엘프'와 '난쟁이'를 적절히 섞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거인들과 가끔 충돌하긴 했으나 두 종족은 서로 원만하게 대륙에서 공존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중 남쪽 '도르네' 지방을 통해 '에소스 대륙'의 인간들이 넘어왔다. 이들이 바로 북부 지역 인간의 시조인 '최초인'들이다. 청동 무기와 가죽 방패로 무장한 채 들어와 농경지를 확보하고자 원시림들을 마구 베어냈다. 그런 와중 숲의 아이들이 신성시하는 '위어우드'까지 파괴하면서 두 종족 간 정면충돌이 벌어졌다. 사람의 얼굴처럼 생긴 나무가 자신들을 감시하는 것 같다는 게 최초인들의 주장이었다.
이렇게 시작한 전쟁은 수천 년 동안 이어졌다. 전쟁의 여파로 본래 에소스와 도르네 사이를 이었던 '도르네의 팔'을 숲의 아이들이 대마법으로 부숴 '징검돌 군도'로 만들었고, 현재 웨스테로스 남북을 나누는 경계인 '넥'은 늪지로 바뀌었다. 사실 징검돌 군도처럼 바다에 가라앉히기 위해 대마법을 시전했으나 실패한 여파였다.
끝없을 것 같았던 전쟁은 북부 '신의 눈 호수' 중앙의 '얼굴의 섬'에서 맺은 협정으로 끝이 났다. 열린 땅은 최초인이, 깊은 숲은 숲의 아이들이 터전으로 선을 그었다. 여기에 더는 위어우드를 베지 않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최초인들은 토착 신앙인 '옛 신 신앙'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BC 10,000년 '영웅들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긴 밤'이 닥쳤던 영웅들의 시대
협정 이후 영원히 평화로울 줄만 알았던 영웅들의 시대는 2,000년이 지난 BC 8,000년 또 다른 적을 맞이했다. 웨스테로스 북쪽 얼어붙은 땅에서 내려온 파란 눈의 '백귀'들이 모든 살아있는 생물을 살육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수십 년 동안 해가 뜨지 않아 웨스테로스 대륙에선 '긴 밤'이란 이름의 대재앙으로 남았다. 이는 웨스테로스를 넘어 동쪽 에소스 대륙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져 저마다 다른 이름의 전설로 입에 오르내린다.
백귀들은 죽은 생물들을 일으켜 '시귀'로 만들며 군대를 끝없이 늘려 나갔다. 속수무책으로 밀리던 최초인 가운데 영웅 '아조르 아하이'가 일어나 숲의 아이들과 힘을 모아 백귀를 북쪽으로 몰아냈다. 당시 숲의 아이들이 백귀의 약점인 '흑요석' 무기를 최초인들에게 나눠준 것이 효과적인 섬멸의 열쇠였다. 북쪽 너머로 백귀들을 쫓아낸 후 '스타크 가문'의 시조 '건축왕 브랜든'이 거인과 숲의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초거대 '장벽'을 건설했다. 물리적인 건축과 더불어 강력한 마법을 걸어 백귀들의 남하를 원천 차단했으며, 장벽에서 이들을 감시할 조직 '밤의 경비대'를 창설했다.
그렇게 위기가 끝나는가 싶었으나 밤의 경비대 13대 총사령관이 백귀처럼 생긴 여성을 아내로 들이며 타락하고 말았다. 스스로 '밤의 왕'이라 자칭하며 밤의 경비대를 와해하기 시작했고, 당시 스타크 가주 '파괴자 브랜든'과 장벽 너머의 왕 '조라문'의 연합군에 패해 쓰러졌다. 이후부터 밤의 경비대는 장벽 밑 어떠한 상황에도 정치적으로 엮이지 않으며 남쪽으로는 방어하지 않는다는 전통을 세웠다. 뒤이어 또 다른 외지인 '안달인'이 웨스테로스로 넘어와 최초인과 숲의 아이들을 남부에서 쫓아내고 북부를 제외한 전역을 차지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웨스테로스의 유명한 대가문들, 즉 '북부의 스타크 - 도르네의 마르텔 - 웨스터랜드의 라니스터 - 베일의 아린' 가문이 터를 닦았다.
그런데 그때 '용'이 나타났다
웨스테로스에 안달인이 넘어갔을 무렵인 BC 5,000년경, 에소스 대륙 동쪽엔 '발리리아 자유국'이란 국가가 탄생했다. 본디 평화롭게 양을 치던 발리리아인들은 '열네 개의 화산'이라 불리는 화산 지대에서 '용'을 발견해 길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강력한 마법과 용을 부리는 40개의 드래곤로드 가문이 생겨났다. 그 힘을 바탕으로 당시 에소스 대륙의 패자였던 '기스카 제국'과 다섯 번의 전쟁을 벌여 멸망시켰다. 힘에 도취한 발리리아 자유국은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에소스 대륙 대부분을 손아귀에 쥐었다. 노예를 부리며 사치를 일삼던 이들은 영원히 부를 이어갈 줄 알았으나, BC 114년 열네 개의 화산이 일제히 분화하며 순식간에 멸망하고 말았다.
40개의 드래곤로드 가문은 멸망에 휩쓸려 용과 함께 전멸한 줄 알았다. 그러나 BC 126년, 웨스테로스의 '드래곤스톤'으로 미리 거처를 옮겼던 '타르가르옌 가문'만이 멸망에서 벗어났다. 가주 '아에나르 타르가르옌'이 딸 '다에니스 타르가르옌'의 예지몽을 토대로 가문을 이끌고 재앙을 피한 덕분이다.
다시 시간이 흘러 약 100여 년이 지난 BC 27년, 훗날 정복왕으로 불릴 '아에곤 타르가르옌'이 태어났다. 25년 뒤인 BC 2년, 아에곤은 1,500명의 병력과 용 '발레리온 - 바가르 - 메락세스'를 이끌고 웨스테로스 정복을 시작했다. 첫 상륙지는 훗날 '킹스랜딩'이라 부르는 블랙워터 하구였다.
웨스테로스의 왕과 가문들은 새로운 침략자의 등장에 맞서 뒤늦게 연합했다. 하지만, 그들이 맞닥뜨린 건 용이라는 초월적 생물의 압도적인 파괴력이었다.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아에곤에게 동남부와 중부를 내주자, 웨스터랜드의 라니스터 가문과 리치의 왕 '머른 9세'가 힘을 합쳐 5만 5,000명의 대병력을 꾸렸다.
이에 맞선 아에곤의 병력은 1만 1,000명에 불과했지만, 정복 시작 이래 처음으로 용 3마리를 동시 투입해 들판과 함께 머른 9세 및 4,000명의 병력을 불태워 죽였다. 순식간에 벌어진 끔찍한 참상에 라니스터 가문은 후퇴했고, 머른 9세의 가문 집사였던 '할렌 티렐'이 전투 후 아에곤에게 즉시 항복하면서 서부가 무릎을 꿇었다. 아에곤은 항복한 할렌 티렐을 리치의 대영주로 임명했으며, 그렇게 '티렐 가문'이 탄생했다. 아에곤은 이 승리를 기념해 적들의 검 천 자루를 모은 뒤 자신의 용 발레리온의 불로 녹여 '철왕좌'를 제작했다.
파죽지세로 웨스테로스를 점령해 나간 아에곤은 당시 최대 도시였던 '올드타운'에서 대관식을 거행하며 타르가르옌 왕조의 서막을 열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새로운 연호 AC를 도입했다. 북부의 스타크 가문이 스스로 항복하고 아린 가문까지 복속시키며 도르네를 제외한 여섯 왕국 통합에 성공했다. 끝까지 항전을 거듭하며 침공을 막아냈던 도르네는 훗날 AC 187년 칠왕국에 평화롭게 합류했다.
타르가르옌의 몰락과 로버트의 반란
용을 등에 업고 웨스테로스를 정복한 타르가르옌 가문은 멸망한 고국 발리리아처럼 안에서부터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갈등은 AC 129년 당시 국왕 '비세리스 1세'가 승하하면서 표면화했다. 본래 장녀 '라에니라 타르가르옌'이 후계자 지명을 받은 상태였으나, 왕비 '알리센트 하이타워'의 계략으로 늦게 태어난 왕자 '아에곤 타르가르옌'을 철왕좌의 새 주인으로 밀어 올렸다. 이에 반발한 라에니라 옹호파와 아에곤 옹호파로 세력이 나뉘며 후일 '용들의 춤'이라 부르는 피비린내 나는 내전이 벌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HBO 드라마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전은 3년이 지난 AC 131년에야 막을 내렸다. 하지만 타르가르옌의 힘의 상징이었던 용이 전부 죽고 왕족 대다수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때를 틈타 웨스테로스의 왕국들이 들고일어나며 혼란의 시대를 맞이했고, 수많은 반란이 발생했다. 그래도 어렵사리 제압에 성공해 간신히 왕조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잃어버린 용을 다시 깨우기 위해 AC 259년 '아에곤 5세'와 왕족 대다수가 '서머홀'에 모여 의식을 거행했다. 이때 알 수 없는 사고로 서머홀이 통째로 불타버리며 의식에 참여한 왕과 왕족이 전멸하는 '서머홀의 비극'이 발생하고 만다.
용 부활에는 실패했지만, 타르가르옌 왕조는 여전히 철왕좌를 지켰다. 결정적인 몰락의 씨앗은 AC 281년에 싹텄다. 미친 왕 '아에리스 2세'의 아들 '라에가르 타르가르옌'이 '로버트 바라테온'의 약혼자인 '리안나 스타크'에게 프러포즈하는 대형 사고를 친 것이다. 급기야 라에가르가 리안나를 납치해버렸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킹스랜딩을 찾아온 스타크 가문의 가주 '브랜든 스타크'와 장자 '리카드 스타크'를 아에리스 2세가 무참히 처형하면서 마침내 '로버트의 반란'이 일어났다.
용까지 잃고 연이은 폭정으로 이미 지지를 잃었던 타르가르옌 가문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스타크 - 바라테온 - 아린 - 툴리' 연합군이 킹스랜딩으로 쳐들어왔고, 그사이 아에리스 2세는 자신의 호위병이었던 '제이미 라니스터'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제이미 라니스터는 추후 행보가 중요한데, 다음 기회에 자세히 알아보겠다. 그렇게 300년을 이어온 타르가르옌 왕조가 끝났고, AC 283년 바라테온 왕조가 막을 올렸다.
왕좌의 게임 '다섯 왕의 전쟁' 발발
새로운 국왕 로버트 바라테온은 무인으로선 훌륭했지만, 왕으로선 낙제점이었다. 약혼자 리안나 스타크마저 반란 말미에 숨을 거둔 데다, 억지로 떠맡은 철왕좌의 스트레스 탓에 폭음과 폭식을 일삼았다. 말년엔 갑옷이 안 맞을 정도로 고도 비만에 이른 그는 사냥 도중 멧돼지에게 받혀 큰 부상을 입고 AC 298년에 사망했다. 국왕 사후, 아내인 '세르세이 라니스터'의 음모로 국왕의 친우였던 '에다드 스타크'가 참수형으로 목숨을 잃으면서 북부와 중앙의 사이는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에다드 스타크의 복수를 위해 장남 '롭 스타크'가 북부의 왕으로 추대받아 남하했으나, '프레이 가문'과 '볼턴 가문'의 배신으로 롭을 비롯한 북부 가문의 핵심 인사 대다수가 몰살당했다. 원작과 드라마 모두에서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던 이른바 '피의 결혼식' 사건이다.
킹스로드에서 유저가 조종할 캐릭터는 바로 이 참혹한 피의 결혼식에 참가했던 '타이어 가문'의 서자다. 작중 시점은 드라마 시즌 4에 해당하며, 피의 결혼식에서 적자를 모두 잃은 타이어 가문의 가주가 주인공을 적자로 승격하고자 탄원서를 들고 나서는 것이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혼란이 정점으로 치닫는 웨스테로스의 한복판을 걷는다. 험난한 왕좌의 게임 속에서 한낱 '폰'으로 생을 마감할지, 아니면 그 이상의 존재로 거듭날지는 온전히 여러분의 선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