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보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왕좌의 게임 속 유물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원작 세계관을 마주할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각종 퀘스트는 물론, 연대기와 지역 곳곳에 배치된 읽을거리가 현재 진행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버려진 유적지와 유물은 대륙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준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원작 세계관을 마주할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각종 퀘스트와 연대기, 지역 곳곳에 배치된 읽을거리가 현재 진행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버려진 유적지와 유물은 대륙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준다.

세눈박이 까마귀와 이어지는 '명사수의 화살통'

명사수의 화살통은 사격 모드를 통한 원거리 공격 피해량과 탄환 회수율을 대폭 높인다. 이러한 효과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는 용병의 원거리 빌드 핵심 유물로 손꼽힌 바 있다. 유물의 주인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브린덴 리버스(이하 브린덴)’의 친위대 ‘까마귀 이빨’의 일원이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브린덴은 본편 시점에서 약 100년 전, 무능왕이라 불린 아에곤 4세의 아들 중 하나다. 게임 내 구현된 유물 중 하나인 ‘검은 자매’의 소유자이기도 했지만, 활을 더 잘 다뤘다. 아울러 첩보원을 다루는 능력과 마법도 능숙했다. 오죽하면 첩자와 마법을 통한 왕국의 실질적 지배자로 불릴 정도였다.

브린덴의 활약이 드러난 건 제1차 블랙파이어 반란이었다. 그는 붉은 풀 벌판 전투에서 자신의 사병 부대 까마귀 이빨과 함께 참전했다. 전장이 훤히 보이는 능선을 점령한 그는 적 진영에 화살을 쏟아붓는 한편, 반란군의 수장 ‘다에몬 블랙파이어’의 두 아들을 직접 저격했다. 그리고 아들의 시체를 두고 떠나지 않던 다에몬 블랙파이어의 목숨마저 자신의 화살로 거뒀다. 해당 전투에서 반란군의 장수 아에고르 리버스에게 한쪽 눈을 실명당했지만, 반란 진압에는 성공했다.

▲ 다에몬 블랙파이어와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화살이 담긴 화살통 (사진: 국민트리 촬영)

▲ 또 다른 유물 검은 자매도 브린덴이 마지막 소유자였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다에몬 블랙파이어는 반역자였지만, 엄연히 브린덴의 배다른 형제였다. 결국 자신의 조카와 형제를 죽이게 된 그는 친족살해자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다. 이후에는 제2차, 제3차 블랙파이어 반란을 진압하는 등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타르가르옌 왕조 12대부터 14대까지 왕의 수관 자리를 역임했다. 앞서 설명했듯이 첩보원을 다루는 능력을 바탕으로 반역자를 자주 색출했는데, 이 덕분에 ‘눈이 천 개 하고도 하나 더(thousand eyes, and one)’라는 별명도 가지게 되었다.

다만, 마에카르 1세가 죽고 후계자를 정하기 위해 열린 대협의회에 앞서 치명적인 거짓말을 했다. 왕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던 블랙파이어 가문의 후손의 보호를 약속했으나, 그가 대륙에 상륙하자마자 처형해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브린덴은 밤의 경비대로 추방당했고, 장벽 너머 원정을 떠났다가 실종됐다.

행적이 묘연했으나 왕좌의 게임 본편 시점에 ‘브랜 스타크’의 스승이자 ‘세눈박이 까마귀’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린시어의 능력을 갖추고 있어 각종 생물에게 빙의하는 능력, 위어우드를 통해 과거의 일에 관여하는 능력을 브랜 스타크에게 가르쳤다. 이후의 행보는 드라마와 소설에서 조금씩 차이가 나므로 궁금하다면 직접 찾아보자.

▲ 유저가 위어우드의 기억을 살피는 것도 그린시어의 능력 (사진: 국민트리 촬영)

라니스터의 잔혹함을 엿볼 수 있는 '레이나르의 항복'

레이나르의 항복은 기본 능력치가 낮은 희귀 등급 유물이다. 게다가 유물 스킬을 사용하면 얻는 고유 효과들도 체력 회복, 보호막 등 방어적인 능력 위주여서 수집 외에 실제로 사용하는 유저가 극히 드문 유물이다. 이렇듯 게임 내 낮은 인기에 비해 유물은 웨스터랜드에 존재하던 두 가문의 멸문과 관련된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는 ‘타이윈 라니스터(이하 타이윈)’의 할아버지 ‘제롤드 라니스터(이하 제롤드)’가 다스리던 시절로 올라간다. 매우 유능했던 인물로 라니스터 가문은 물론 웨스터랜드에 부를 축적시켰고, 황금이란 별명을 얻었다. 라니스터 가문의 부와 세력이 강해지자, 가문의 힘을 노린 사람들도 늘어났다. 레인 가문의 ‘엘린 레인(이하 엘린)’도 그 중 하나였다.

그녀는 라니스터 가문의 안주인이 되려고 제롤드의 아들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약혼에 성공한 첫째 아들은 피크 봉기에서 전사, 유혹하던 둘째 아들마저 제4차 블랙파이어 반란에서 전사했다. 셋째 아들 ‘타이토스 라니스터(이하 타이토스)’에게도 흑심을 품었으나, 전후 사정을 알게 된 제롤드에 의해 캐스털리록에서 쫓겨났다. 이후 그녀는 라니스터 가문에 앙심을 품은 채, 타벡 가문의 왈더란 타벡과 결혼했다.

▲ 레인 가문의 본성 카스타미어의 대략적 위치 (사진: 국민트리 촬영)

두 형 대신에 영주가 된 타이토스는 지배자가 될 인물은 아니었다. 당시 왕가였던 타르가르옌 가문이 웨스터랜드의 대영주 자리를 바꿀 생각을 품을 정도로 유약하고 무능했다. 오죽하면 별명이 ‘이빨 없는 사자’였다. 강한 야심에다 라니스터 가문에 앙심까지 품은 엘린이 이 틈을 놓칠 리 없었다. 라니스터 가문이 힘을 잃고 방황하는 틈을 타 레인과 타벡 가문의 세를 크게 넓혔다.

문제는 타이윈이 아버지를 대신해 가문의 실권을 잡으면서 발생했다. 그는 서부의 다른 귀족이 라니스터를 우습게 보는 것을 용납지 않았다. 기수 가문들에게 그간 미납된 공물을 바치라 요구했고, 대다수 가문이 이를 따랐다.

그러나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레인과 타벡 가문은 이 요구를 무시했다. 이때에도 타이토스가 빚을 탕감해 주는 등 사람 좋게 넘어갔으나, 결국 레인과 타벡 가문은 반란을 일으키고 말았다.

반란이 시작되자 타이윈은 타이토스가 중재하지 못하게끔 빠르게 급습했다. 급해진 엘린이 레인 가문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군이 도착했을 때는 타벡 가문이 모두 전멸했고 본거지였던 타벡홀도 잿더미가 된 이후였다. 전면전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레인 가문의 가주 ‘로저 레인’은 기습을 시도했다. 그러나 타이윈의 반격에 지원군의 절반을 잃었고, 자신마저 석궁에 중상을 입고 본거지 ‘카스타미어’로 후퇴했다.

형의 부상으로 지휘권을 이어받은 동생 ‘레이나드 레인’은 항복의 뜻을 담은 편지를 타이윈에게 전달했다. 그때의 문서가 게임 내 유물로 구현되어 있다. 항간에 따르면 무조건적인 항복 의견은 아니었다고 한다. 타이윈의 형제를 인질로 보내라거나, 로저 레인과 1:1 결투를 벌여서 패배하면 충성을 바치겠다는 등 여전히 고압적인 태도였다고 전해진다.

▲ 유물로 구현된 레이나드의 항복 편지 (사진: 국민트리 촬영)

당연히 타이윈은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카스타미어의 모든 입구를 막고, 인근의 물길을 돌려 농성 중인 모든 병력을 물속에 가라앉혔다. 당시 타이윈의 나이는 고작 19살, 이 반란 이후에 서부의 모든 가문이 라니스터 가문에 알아서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이때의 사건을 노래로 만든 게 바로 ‘카스타미어에 내리는 비(The Rains Of Castamere)’다. 라니스터 가문의 권위를 상징하는 노래로 카스타미어 성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흐느낄 유령조차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라니스터 가문을 대표하는 노래인 만큼 원작에서도 자주 들려온다. 궁금하다면 유튜브에 올라와 있으니 한 번 찾아서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