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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테일즈] 스토리보드 – 당신과 함께한 추억에 이 꽃말을 바칩니다

이번 주 ‘가디언 테일즈’ 스토리보드를 시작하기 전, 유저 여러분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어디까지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가?’와 ‘타인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가?’이다. 갑작스러운 질문이 당혹스러울 텐데, 딱 맞아떨어지는 답을 요구하는 문제는 아니니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오늘의 주인공이 걸어온 행적을 묵묵히 따라가며 여러분 스스로 답을 내려주길 바란다. 바로 외전 스토리에서 국내외 서버 유저들을 울린 ‘바리’다.

※ 스토리보드에는 스포일러 요소가 담겨 있습니다.
※ 아직 게임의 모든 스토리를 접하기 전이거나, 스포일러가 걱정되는 분은 페이지 뒤로가기를 권합니다.

오늘의 키 퍼슨: 소원을 들어주는 아가씨 ‘바리’

▲ 이번 기사 쓰다가 가슴이 몇 번을 미어졌는지 모른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이번 시간의 주인공 바리는 시즌 1 종료 후 업데이트한 단편집 ‘꽃의 마을 헬레나’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다. 첫 인상은 마치 중세물에 등장하는 꽃집 아가씨를 닮았는데, 이는 그녀의 임무와 성격을 반영한 것이다. 바리는 풍작의 신 ‘카마엘’의 사도로, 불타버린 세계수 복구를 위해 여행 중이기 때문이다.

세계수를 복구하는 방법은 바구니에 가득한 꽃과 관련이 있다. 바리는 꽃의 힘으로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이 있고, 이렇게 모은 소원으로 세계수를 복구한다. 물론, 아무 대가 없이 소원을 들어주는 건 아니다. 언제나 이런 이야기는 뭔가 구린 것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바리가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는 그 사람의 ‘행복한 기억’이다. 기브 앤 테이크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면 정답이다. 바리가 등장하는 외전 ‘꽃의 마을 헬레나’는 이런 ‘소원과 대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럼 임무를 위해 사기 계약을 해서 소원을 모으냐고? 천만에, 차라리 그랬으면 사정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주요 관계도

▲ 가장 중요한 인물이 한 명 더 있으나, 이는 후술하겠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자세한 이야기를 살펴보기 전 바리의 주변 인물들을 짚고 넘어가자. 주요 인물은 단연 가족인 ‘카마엘’과 ‘메이릴’이다. 유저들에게 카마엘은 ‘악명 높은 대기업 총수’나 ‘피규어 박스를 빼돌리는 사기꾼’의 박한 이미지이지만, 놀랍게도 바리와 메이릴에게 만큼은 좋은 부모였다고 한다. 배경 설정을 읽어보면 ‘한결같이 바리와 메이릴을 걱정하면서도 언제나 여행을 보낸다’는 언급이 있다.

메이릴은 파티 세팅 화면에서 바리 옆에 서있는 오묘한 표정의 괴생명체다. 공식적으로는 카마엘의 신수이자 알파카의 모습이라는데, 팬덤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싶다. 오히려 인베이더도 첫 눈에 졸도할 지옥의 괴수처럼 묘사한다. 의심이 든다면 구글에서 검색해보길 바란다. 송곳 같은 이빨을 드러내며 녹색 레이저 브레스를 시전 중인 팬아트가 여러분을 반길 것이다.

‘가브리엘’은 바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팬덤에서 자주 비교당하는 대상이다. 바리의 코스튬 중 ‘대천사 바리’가 있으며, 가브리엘의 직함이 ‘대천사’라서다. 가브리엘은 겉으론 ‘천사 사장님’이라는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사실은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생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건 기본에 근로 계약서 작성도 거부하는 악덕 점주다. 반대로 바리는 외전에서 보여준 행보 덕분에 ‘그녀야말로 진짜 대천사’라는 말을 듣는다.

▲ Q. 이 만남을 계기로 몇 명의 소원이 이뤄졌는지 맞히시오 (사진: 국민트리 촬영)

끝으로 ‘정원사 소녀’는 외전 스토리에서 등장해 바리를 헬레나 마을로 인도한 인물이다. 타계한 할머니를 대신해 꽃밭을 가꾸다가 바리를 만나는데, 소원을 들어주는 신의 사도라고 자신을 소개한 바리를 헬레나 마을로 데려가며 외전 스토리를 시작한다. 비중은 적지만 해당 외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니 기억해두길 바란다.

소원에는 대가가 필요한 법, 그런데 누구의?

헬레나 마을에 소원을 들어주는 꽃집 아가씨가 오다

▲ 헬레나 마을 외전의 핵심은 선택과 대가, 주어는 없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헬레나 마을의 이야기는 정원사 소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벌어진 일을 다룬다. 바리는 마을을 거닐며 마을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유저는 바리가 돼 매번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그리고 이 관찰과 선택이 외전 스토리의 핵심 포인트다.

마을에서 주민들의 소원을 듣다 보면, 그동안 경험한 인베이더 전쟁 등의 삭막함에서 벗어나 소소한 힐링을 할 수 있다. 신의 사도에게 바라는 소원이라고 해 봐야 ‘일을 하느라 바쁘니 옆에서 보채는 동생과 놀아달라’나 ‘그림의 모델이 되어달라’ 정도다. 자세한 소원과 대가의 내용은 다음 문단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이 과정에서 메이릴의 온갖 특수 기능(?)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몸을 부풀려 점프대로 변하거나, 폭탄꽃을 삼켰다가 토해내면서 바위를 파괴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어떻게 이런 위험한 꽃을 안전하게 입에 머금었다가 절묘하게 탄막으로 쓰는 걸까? 역시 지옥의 괴수가 맞는 것 같다.

당신의 행복한 기억을 지불할 용의가 있으신가요?

▲ 유독 자주 언급되는 기억이 하나 있다, 중요한 이름이니 기억해두자 (사진: 국민트리 제작)

그럼 바리가 들어준 마을 사람들의 소원과 대가를 알아보자. 전반적으로 ‘굳이 신의 사도에게 빌 정도인가?’ 싶을 만큼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원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바리도 메이릴이 임시 놀이기구가 되어준 첫 번째 소원, 그리고 세 번째 소원의 마지막 개화 외에는 평범하게 본인의 지식과 심부름을 통해 바람을 이뤄준다.

단, 두 가지 예외가 있다. 첫 번째는 마을에서 꽃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던 주민들의 소원이다. 한 주민은 거대한 식물을 애지중지 키우고 있었으나 무언가 부족해 전전긍긍하고 있었으며, 바리는 서식지 문제라며 마을을 떠날 때 적절한 곳에 옮겨 심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 건에 대해서는 대가를 받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약속’이므로, 자신이 이를 지켰을 때 대가를 받겠다고 한다.

친구의 병문안을 위해 꽃밭을 가꾸려던 아이들은 밭의 돌을 치우고 물과 비료를 전해줘서 해결한다. 하지만 꽃이 피려면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고, 바리는 아이들의 착한 마음씨를 기특하게 여겨 약간의 기적을 일으켜준다. 대가로 가져간 소원도 가벼운 것이었고, 그마저도 다음 장면에서 금새 보충한다.

▲ 지나가는 해프닝 같지만, 사실 결말로 이어지는 중요한 복선 (사진: 국민트리 촬영)

두 번째 예외는 마을 촌장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꽃장수 부부의 사연이다. 헬레나 마을은 사방에 만개한 꽃밭으로 유명해졌고, 이에 기반해 성장한 관광지다. 부부는 이를 노리고 꽃을 마음대로 뽑아 관광객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었다. 심지어 그걸로도 부족했는지 그녀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소원을 마구 빌다가 모든 추억을 잃어버린다. 비극적인 결말이다만 소원의 질이 나빴던 만큼, 팬덤에서는 ‘자업자득’, ‘권선징악’이라며 동정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의 이런저런 애환을 해결해 주다 보면 비로소 정원사 소녀가 바리에게 돌아온다. 그녀의 손에는 메마른 꽃 한 송이가 쥐어져있고, 이 장면이 작품의 절정으로 향하는 기점이다.

차라리 그녀가 모진 성격이었다면…

▲ 바리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딱한 사정을 듣자 더 나은 소원을 제안한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앞서 언급했듯이 바리는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상대의 행복한 기억을 가져간다. 작중에서도 기억의 내용을 ‘바리(=유저)’에게 보여주고, 이들의 삶의 자세, 원동력에 해당하는 중요한 내용임을 드러낸다.

이때 스토리는 바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소원의 대가로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소중한 기억을 가져갈 것인가?’이다. 이 기억을 둔 소원의 대가와 선택은 많은 유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분석, 고찰 글도 나온 바 있다. 관련 글은 쉽게 검색할 수 있으니,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고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바리는 신의 사도 임무를 위해 세계수를 복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스토리에서는 당당하게 ‘기억을 가져가지 않는다’라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업무를 방기할지 또는 한 사람의 인생에 상흔을 남길지, 선택하기 힘든 양자택일을 요구한다.

▲ 자신의 기억을 대신 지불할 때마다 행복한 추억을 잃는 바리 (사진: 국민트리 촬영)

바리의 배경 설정과 성실하게 소원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면, 그녀가 쉽게 하나의 선택지를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기 힘들다. 그래서 바리는 모질게 굴지 못하고 제3의 선택지를 고른다. 상대의 소중한 기억을 가져가는 대신, 자신의 행복한 기억을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다.

얼핏 보면 무엇도 희생하지 않은 이상적인 선택이지만, 유저들은 바리의 상냥함에 감탄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수를 수복할 추억을 얻었다는 점 외에 바리는 손해만 보는 일 아닌가? 실제로 잠시 후 정원사 소녀가 등장하면서 마을과 바리를 둘러싼 가슴 아픈 과거가 밝혀진다.

꽃의 마을과 헬레나 할머니를 둘러싼 전모

바리에게 돌아온 정원사 소녀의 손에는 시들어버린 꽃 한 송이가 들려있었다. 그리고 신의 사도인 그녀에게 꽃에 생기가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 꽃은 ‘할머니’가 옛날에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받은 추억의 물건이다. 바리는 어렵지 않게 소원을 들어준다.

이쯤에서 눈썰미가 빠른 유저라면 한 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 본문에서 거듭 언급되는 ‘할머니’라는 인물이다. 화가에게 작품을 의뢰하고 촌장이 마을을 위해 헌신한 계기가 되었으며, 소녀에게 꽃을 남겨준 것도 모두 같은 할머니다. 촌장에 의하면 그녀의 이름은 헬레나로, 이 마을에 꽃을 심어 지금의 풍경으로 만든 인물이다.

소녀의 기억 속 헬레나 할머니를 통해 꽃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드러난다. 할머니는 과거 불치병에 걸렸다. 어린 시절 그녀를 아껴준 언니가 그 꽃을 선물하고는 ‘내일이면 모든 병이 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길로 영영 사라진다. 이에 할머니는 언니가 다시 돌아왔을 때 자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 어린 시절의 초상화를 의뢰한 것이다.

▲ 반대로 해석하면, 소원의 대가로 지불할 만큼 헬레나와 함께한 추억이 행복했다는 의미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마을에 꽃을 심은 것도 언젠가 언니가 돌아올 때를 위해서였다. 언니는 건망증이 심했기 때문에 멀리서도 마을을 알아볼 수 있도록 꽃을 심기 시작한 것이다. 건망증이 심하고 불치병을 치료한 기적을 선보인 언니. 눈치챘는가? 그렇다, 모든 사건의 시작인 ‘언니’가 바로 당시 헬레나 할머니와 함께 마을에 머물던 바리다.

사실 복선은 진작에 깔려있었다. 스토리 중 거듭해서 ‘가족’과 ‘기억’에 대한 키워드를 어필했고, 이를 소재로 정반대의 결말을 맞이한 남매와 부부 이야기를 다룬다. 재미있게도 해피엔딩을 맞이한 남매는 혈연이 아닌 관계였으며, 자신의 업무에 충실히 이행하느라 동생을 외롭게 한 누나는 성실한 신의 사도 바리와 닮은 꼴이다.

에델바이스의 꽃말은…

▲ 배경 설정의 ‘죽음 사람을 살리는 소원의 대가’가 그녀의 이야기 아니냐는 분석이 등장했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 메이릴이 카마엘을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를 알겠다는 소감은 덤 (사진: 국민트리 촬영)

이어 바리와 정원사 소녀가 헬레나의 무덤에 찾아가며 상세한 과거 회상이 드러난다. 바리는 동생처럼 아끼던 헬레나에게 앞서 언급한 꽃 한송이와 인사를 남기고 능력을 발휘해 헬레나의 불치병을 치료한다. 그리고 대가로 자신의 가장 행복한 기억, 즉 헬레나와의 추억을 희생했다.

덕분에 헬레나는 기적적으로 소생하지만, 마을과 헬레나의 추억을 잃은 바리는 신의 사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영영 그녀를 떠났다. 남겨진 헬레나는 언니를 추억하며 마을에 꽃을 심으며 기다렸지만, 인간인 그녀와 신의 사도는 살아가는 시간이 다른 법이었다. 결국 헬레나는 손녀에게 고이 간직한 바리의 마지막 선물을 남긴 채 먼저 눈을 감았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오랜 세월이 흘러 언니는 동생의 무덤을 찾아왔다. 그때 자신이 선물했던 꽃을 들고서. 하지만, 바리는 헬레나와 함께한 추억을 떠올릴 수 없었다. 그저 무덤 앞에서 헬레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사죄하며, 평생 자신을 기다리며 꽃을 심어온 것에 감사를 전할 뿐이었다.

▲ 비록 살아서는 아니지만, 헬레나의 소원이 어느 정도는 이루어진 건 아닐까? (사진: 국민트리 촬영)

이야기의 결말은 바리가 지금부터라도 헬레나를 잊지 않고, 과거 선물했던 꽃을 소중히 간직하겠다는 다짐 그리고 과거 두 소녀가 함께 꽃밭을 거닐며 나눈 대화로 마무리한다. 긴 세월을 돌고 돌아 전해진 꽃의 이름은 ‘에델바이스’, 꽃말은 ‘소중한 추억’이라는 대사와 함께말이다. 더불어 이때 헬레나의 초상화를 조사하면 배경에 ‘물망초’가 그려져 있다는 설명이 있다.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주세요’로, 그녀가 어떤 마음을 품고 눈을 감았는지 알려주는 장치다.

이렇게 바리와 헬레나 마을의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소원과 대가를 둔 슬픈 이야기는 많은 유저의 눈시울을 붉혔고, 지금도 가디언 테일즈 최고의 외전 중 하나로 꼽힌다. 끝으로 서두에서 여러분에게 던진 질문을 다시 상기해보자. 앞서 말했던 것처럼 스토리를 감상하고, 천천히 자기 나름의 답변을 내려보자. 지금 당장은 눈물을 닦으며 감동을 추스리는 것이 먼저다.

▲ 당신과 함께한 추억에 이 꽃말을, ‘소중한 추억’을 바칩니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좋은 게임은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GM 까막입니다. 언제나 게이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열정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겠습니다. 콘텐츠기획팀 기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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