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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의 전래동화] 리니지M, 아이템보다 값진 추억

리니지M을 알고 있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진명황의 집행검’. 그 가격만 해도 약 3,000만 원. 혈맹 하나가 한 자루를 만드는 데 반년, 한 번만 강화에 실패해도 소멸. 그러나 그런 집행검은 명함도 못 내밀 만큼 더욱 희귀한 무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몬스터를 잡거나, 아이템을 제작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죠.

2001년, 생명이 위급한 산모가 있었습니다. 혈액형은 Rh-, 대한민국의 0.35%만 보유한 희귀 혈액. 산모의 지인은 도움을 얻고자 리니지 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곳은 하루에 수십 건의 글이 올라오는 곳, 금방이라도 글은 묻힐 것 같았죠.

찰나에 글이 묻혀 사라지려는 순간, ‘제가 하겠습니다’며 누군가 손을 들었습니다. 기적처럼 같은 혈액형의 헌혈 지원자가 나타난 것이죠. 단 5분만이었습니다. 그렇게 일면식 없는 어느 유저의 도움으로 산모는 생명을 구했습니다. 이야기가 알려지며, 리니지는 헌혈한 유저에게 한 아이템을 선물했죠. 그게 바로 ‘생명의 검’, 세상에 단 한 자루밖에 없는 진귀한 무기입니다.

어쩌면 이 생명의 검은 지난 시절의 리니지를 선명히 떠오르게 합니다. 2002년에는 게임 속에서 유래 없는 결혼식이 치러졌고, 2011년에는 전신마비 유저를 도운 혈맹원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으며, 2012년에는 한 아이의 수술비용이 유저들의 합심으로 108분만에 마련되기도 했죠. 이 모든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어느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유저들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것이죠. 비록 시간이 흐르고, 사건사고에 묻혀 기억 속에서 흐려졌지만 여전히 그 이야기들은 억만금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들입니다. ‘만약 내가 생명의 검 소유자라면, 나는 4억을 줘도 팔지 않는다. 리니지 세계에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유일무이한 무기’라고 생명의 검을 평가한 어느 유저의 말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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