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보드] 출생의 비밀로 뒤틀린 아스달의 왕 '타곤' 이야기

지난 시간,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이하 아스달 연대기)' 속 세 세력 중 하나인 아고족 수장 '은섬'을 알아봤다. 그리고 이번 시간엔 다른 세력의 수장을 알아보려고 한다. 바로 현 아스 대륙의 유일한 국가 체계를 갖춘 아스달의 수장 '타곤'이다. 

타곤은 자신의 출신 성분 때문에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이걸 시작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잔혹한 일도 서슴지 않는 간악한 인물로 성장했다. 또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아스 대륙의 큼직한 사건에 영향을 줬다. 과연 그는 어떤 인물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자.

※ 주의: 본문에는 원작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먼저 읽으면 좋은 기사: 세계관 핵심 설정 (링크)

오늘의 키 퍼슨: 영웅이 아닌 간웅 포지션, 타곤


▲ 아스 대륙 사건의 대부분은 타곤이 벌인 일로부터 시작한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타곤은 현 아스달국의 국왕이자 아스 대륙 최초의 왕이란 칭호와 함께 고대 영웅 '아라문 해슬라'의 재림이란 이명이 있다. 지난 시간 소개한 '이나이신기'의 재림이라 일컬어지는 은섬과 유사한 부분이다. 

은섬의 이명이 타인에 의해 붙여진 것이라면, 아라문 해슬라는 타곤 스스로 붙였다는 차이점이 있다. 어떻게 붙여진 이름인지는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타곤과 은섬은 또 다른 공통 요소가 있는데, 바로 인간과 뇌안탈의 혼혈인 이그트란 점이다. 아스 대륙은 오랜 시간 이그트를 차별해 온 역사가 있고, 이로 인해 타곤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자신이 이그트란 점을 나중에 늦게 알아챈 은섬과 달리 타곤은 어린 시절부터 해당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이를 두렵게 여긴 아버지 산웅에 의해 벌어진 사건을 바탕으로 점점 삐뚤어진 사고를 갖기 시작했고, 자라면서 남을 속이는데 능숙해졌다. 

아고족을 하나로 뭉친 은섬처럼 타곤은 본래 연맹 체계였던 아스달을 하나의 국가로 만들었다. 두 캐릭터 모두 특정 세력을 더 강하게 뭉친 영웅이라 볼 수 있지만, 불의에 항거하는 은섬과 달리 타곤은 남을 속이고 이용하며 밟고 올라선 간웅이라 할 수 있다. 삼국지로 비교하면 유비, 조조의 포지션과도 일견 비슷하다. 이런 성향이 아스 대륙에 벌어진 굵직한 사건을 야기했고, 은섬의 인생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트라우마를 품고 자라난 삐뚤어진 야망

출생의 비밀로 어그러진 성장 과정 


▲ 타곤의 인생을 보면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껴진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타곤은 새녘족의 족장 산우와 뇌안탈 무당 무트루브 사이에서 태어난 이그트로, 부모의 만남이 제법 남다르다. 청년 시절 산웅이 사냥을 하던 도중 호랑이에게 먹힐 위험에 빠졌다. 이를 무트루브가 구해준 게 첫 만남이다. 당시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는 엄청난 힘에 놀라 자신을 구해준 무트루브에게 나뭇가지를 던지는 추태를 부렸지만 말이다. 아무튼 무트루브는 그런 산웅을 치료해 주면서 둘 사이에 사랑이 싹텄고, 그렇게 타곤이 태어났다.

타곤은 산웅의 손에 길러졌다. 산웅은 자신의 아들 타곤이 당시 탄압받던 이그트라는 점을 숨기기 위해 무슨 짓이든 했다. 심지어 타곤이 어린 시절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우연히 타곤이 이그트란 사실을 알게 되자, 친구뿐만 아니라 일가족 모두를 타곤의 눈앞에서 몰살시키기도 했다. 이때 사건이 큰 트라우마로 생겼는지, 이후 자라나면서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인물이 나타나면 스스로 죽여 숨기는 행동을 이어갔다. 이그트라는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 아버지의 행동으로 인해 어머니 무트루브와도 점차 멀어졌고, 뇌안탈과 이그트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타곤이 뇌안탈과의 전쟁을 마무리 지으며 전쟁 영웅으로 사람들에게 추앙받자 산웅은 이그트 특유의 능력을 활용하며 유명해지기 시작한 자신의 아들 타곤을 질투하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으며 스스로의 권력을 지키기 급급해진 이유가 컸다. 이후 기회를 노려 타곤을 죽이려 했고, 타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나서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타곤은 산웅이 은섬에게 인질로 붙잡힌 때를 노려 마침내 산웅을 처치한다.

아버지를 죽이고 이용하는 불꽃 효도 

은섬은 당시 타곤이 이끄는 대칸부대에게 습격당해 끌려간 와한족을 구하기 위해 아스달에 침입했다. 그리고 인질 교환을 위해 연맹장 산웅을 잡아갔다. 당연히 아들이자 신하인 타곤은 아버지 산웅을 구하기 위해 은섬과 담판을 짓겠다며 나선다. 여기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의 싸움이 벌어졌고, 이때 자신의 아버지 산웅을 살해한다. 더불어 납치한 은섬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 산웅에게 와한족을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던 은섬의 계획을 망가트린 건 덤이다.


▲ 현대였으면 아카데미 시각상, 연출상, 남우주연상감이다 (사진출처: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공식 유튜브)

아버지를 자신의 손으로 살해했지만, 타곤은 직접 산웅의 장례를 치른다. 아스달 연대기 세계관에서 장례의식을 '올림사니'라 부르는데, 원래 제관이나 아사 가문의 사람만이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타곤은 이를 무시하고 직접 올림사니를 진행했고, 제관이 나타나 항의했다. 이 상황 역시 타곤의 계획에 포함돼 있었다. 타곤은 준비한 반딧불이를 자신 주위에 날아들게 만들어 신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에 스스로를 영웅 아라문 해슬라라고 칭했다. 그 자리에 있던 아스달 사람들은 넋이 나가 광신도가 되어버렸다. 자신을 죽이려던 아버지를 역으로 죽이고, 이를 이용해 무대까지 만들어 자신의 입지를 쌓은 셈이다.

SYSTEM : 타곤이 광폭화에 들어갔습니다

타곤은 산웅의 올림사니 이후 줄곧 자신을 방해하던 흰산족의 수장 아사론과 거래를 통해 아스달 연맹장에 오르는 데 성공한다. 이와 함께 주변의 정적들을 정치적, 물리적으로 차례차례 제거해 나갔다. 이에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싶었던 흰산족은 타곤을 무릎 꿇리기 위해 뒤에서 공작을 이어갔다. 

독버섯을 이용해 역병을 꾸며내고, 흰산족이 섬기는 물의 신 '이소드녕'의 신탁을 받았다고 내세우며 타곤을 압박했다. 신탁의 내용은 '달의 평원에서 죽은 뇌안탈과 이그트의 원혼이 아스달에 재앙을 가져왔으니 그들을 기려라'라는 뜻이다. 타곤을 노리고 만든 신탁이니 만큼 찔리는 게 많았던 타곤은 반강제로 부정을 쫓는 의식을 진행하며 무릎을 꿇게 된다.


▲ 잡아온 와한족에 SSR 히든 캐릭터 탄야가 있어 위기에서 벗어난다 (사진출처: 공식 영상 촬영)

흰산족의 압박이 심해지던 중 타곤에게 기회가 생긴다. 바로 잡아왔던 와한족 탄야가 사실 흰산족의 씨족인 아사씨의 직계 후손이라는 걸 알아낸 것이다. 아사씨의 방계 혈족이라는 콤플렉스를 신경 쓰고 있던 흰산족을 흔들기에 좋은 기회였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흰산족은 마침 산웅을 죽인 범인이 타곤이란 사실을 알아내고 반란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습격당한 타곤이 보라색 피를 흘리게 되며 이그트란 점이 발각된다.

안 그래도 반란으로 열이 뻗친 상황에 자신이 이그트란 사실까지 알려질 위기에 처하자, 타곤은 지금껏 해오지 않았던 잔혹한 숙청을 시작했다. 자신이 흘린 피가 보라색이란 점을 안 모든 인간은 물론, 일가친척까지 모조리 몰살한 것이다. 반란을 일으킨 흰산족 외에 아무런 죄가 없는 친족과 부족들까지 전부 말이다. 

반란이 일단락된 원작 드라마 1부 마지막엔 타곤이 아스 대륙 최초의 국가인 '아스달'을 선포하며 스스로 왕의 자리에 오른다. 핍박받던 이그트가 연맹장을 거쳐 한 나라의 왕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자신에게 칼을 겨눈 통합 아고족의 수장 은섬과 대립각을 세우며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타곤 못지않은 그의 가족

야망으로 가득 찬 아내 '태알하'


▲ 태알하는 공식 영상을 통해 등장을 예고했다 (사진출처: 공식 영상 촬영)

타곤에겐 아내와 양아들이 있다. 먼저 아내인 태알하는 과거 연맹 시절 타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해 심어놓은 스파이로 등장한다. 또한, 아래에 소개할 사야를 어린 시절부터 기른 사람이기도 하다. 원작에서 아버지 미홀이 직접 아스달 연대기 세계관의 극독인 '비취산'을 타곤의 음식에 타라는 암살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타곤은 태알하가 스파이란 점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 이후 태알하에게 과거 주워온 사야를 맡긴 이유로 '너를 믿어서 그랬다'라고 말하며 아군으로 포섭한다. 이때부터 태알하는 모든 걸 걸고 타곤 편에 선다.

태알하는 타곤의 곁에서 여러 조언을 남겼으며, 나중엔 아버지 미흘을 직접 죽이는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를 도왔다. 원작 드라마 1부 마지막엔 타곤에게 프러포즈를 받으며 정식으로 왕후가 됐고, 여기에 더해 타곤의 친자식까지 임신한다. 게임은 1부 이후를 다루고 있기에 일부 PV 영상에서 왕후로 등장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계략을 꾸미고, 정치 9단인 모습이 게임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지켜보자.

주워온 이그트 자식 '사야'


▲ 은섬과 쌍둥이 형제라 얼굴은 판박이일 것이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스스로 이그트인 점을 숨기는 타곤에겐 놀랍게도 이그트 아들이 1명 있다. 친아들이 아닌 주워온 자식 사야다. 사야는 과거 어쩌다 만난 뇌안탈과 함께 있어 데려왔는데, 이후 은섬과 쌍둥이 형제라는 점이 밝혀진다. 타곤은 당시 사야를 보며 '이그트를 보면 나쁜 일이 생긴다'라는 말을 한 같은 대칸 부대 동료를 모두 죽이기도 했다. 

이후 사야는 태알하에게 맡겨져 불의 요새의 탑에 갇혀 생활한다. 이그트 특유의 지혜와 능력을 바탕으로, 밖에 나가진 못하지만 무수히 많은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았다.  

양아버지 타곤은 연단위로 와서 얼굴도 보지 않고 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린 시절부터 갇혀 지낸 사야는 애정을 갈구해 왔고, 이는 태알하가 시키는 대로 행하는 이유로 작용했다. 허나 사야의 첫사랑이었던 '새나래'라는 여자를 태알하가 죽이면서 둘 사이에 금이 간다. 이후 사야는 태알하의 계획을 뒤에서 망치면서 견제하는 역할로 자리 잡는다.


▲ 흔한 아들의 반항이라기엔 스케일이 엄청 크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사실 타곤은 사야로 인해 형제처럼 자란 대칸 부대 일원을 몇 번 죽인 일이 마음에 짐으로 남아있었다. 우연히 사야가 이그트란 걸 알게 된 대칸 부대원이 사야를 죽이려는 순간 사야가 타곤을 보며 아버지라 부르는 일이 발행했고, 자신이 이그트란 의심을 받을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있던 대칸 부대원을 모두 죽인 적도 있다.  

사야는 이런 타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이 되어 이 세상에 당당히 보라색 피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한다. 이에 타곤은 사야에게 화를 낸다. 그러면서 자신의 불우한 과거를 이야기하며 아스달에서 이그트는 그런 취급을 받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야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더욱 세상에 보라색 피를 당당하게 보여주는 걸 목표로 삼는다.

은섬 이외에 같은 이그트를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 10년에 걸쳐 만든 승강기를 폭발시킨 이그트를 어찌 대할까 (사진출처: 공식 영상 촬영)

작중에서 이그트는 타곤의 유일한 아킬레스 건이다. 이를 숨기기 위해 목격한 모든 걸 지도상에서 지워버리려고 할 정도니 말 다했다. 이를 이용해 불리한 입장의 은섬에게 타곤이 이그트란 점을 숨기는 걸 조건으로 협상을 할 정도다. 이외에도 이그트는 인간의 지혜, 뇌안탈의 무력을 모두 갖춘 사기 캐릭터라 존재만으로도 타곤에겐 큰 걸림돌이다. 

그런데 이번 아스달 연대기의 플레이어도 이그트란 설정이다. 타곤의 입장에선 입에서 절로 '삐에제에에뜨(=제기랄)'가 나올 것이다. 실제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은섬뿐만 아니라 타곤과도 만나게 된다고 하는데, 이때 타곤이 플레이어가 이그트란 점을 눈치채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추측건대 아무래도 호의적이진 않을 것 같다. 현재 공개된 영상 중 타곤이 공들여 만든 대흑벽 승강기가 화려하게 박살 나는 장면이 나와서다. 보고를 받은 타곤의 입에서 나올 삐에제에에뜨!를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