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보드] 니케에서는 '말더듬이'가 모략가
'승리의 여신: 니케' 속 방주의 권력 최상부엔 여러 부사령관이 있다. 주인공의 조력자 '엔더슨'과 비호감 스택을 계속 쌓고 있는 '도반' 그리고 오늘 소개할 '버닝엄'이 대표적이다. 방주가 위험에 처했을 때 지휘봉을 잡고, 각종 결제를 담당하는 최종 결제권자 중 하나라 그 힘이 막강하다.
버닝엄은 말을 더듬는데다 비만 체형, 바가지 머리라는 특성 때문에 비호감을 샀다. 하지만, 스토리를 통해 밝혀진 버닝엄은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격언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는 걸 입증했다. 최신 메인 스토리에서 니케 지휘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버닝엄의 이야기를 국민트리가 정리했다.
그 부사령관의 첫인상은 최악
시점을 먼 과거로 돌려보자. 버닝엄은 엔더슨 외 부사령관 중 한 명으로 처음 등장한 캐릭터였다. 문제는 첫 등장한 메인 시나리오 14에서 마리안을 강탈하기 위해 행동한 것이었다. '마리안이 랩쳐와 내통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지상 작전 중 마리안이 쓰러진 랩쳐를 가엽게 여기며, 왜 적인지 묻는 대화를 꼬투리 잡았다. 이를 계기로 '프리바티' '애드미' '율하'를 필두로 양산형 니케 다수를 전초기지로 파견해 무력을 행사했다.
물론, 상대가 지상 임무에서 반드시 생환하는 주인공 일행 카운터스와 헬레틱인 마리안이라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결국 일행이 지상까지 쫓아온 트라이앵글 스쿼드와 전면전까지 불사하려는 찰나, 갑자기 시프티와 엔더슨의 통신이 들어왔다. 버닝엄이 작전을 철회했다는 말에 프리바티는 재차 확인을 요구했다. 그리고 화면에 등장한 버닝엄은 어딘가 두들겨 맞은 불쌍한 모양새였다. '친구간의 대화를 나눴다'는 엔더슨의 말에 결국 트라이앵글 스쿼드는 작전을 중단했다.
통신을 끊은 엔더슨과 버닝엄은 이어서 이야기를 나눴다. 버닝엄은 마리안을 해부해 기술을 습득하면, 인류는 지금보다 더 진보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사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인류를 패배로 몰아간 퀸의 정예 헬레틱의 기술을 얻는다면, 인류는 지상 탈환에 한 발짝 더 나아갈 확률이 높았다. 방주의 부사령관으로서 자연스러운 생각이었다. 문제는 대상이 주인공에게 큰 의의를 지닌 니케였고, 엔더슨의 비호를 받는 특수별동대임에도 무력을 행사한 점이었다.
엔더슨이 여기까지 하라는 말을 했음에도 버닝엄은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이 가진 모든 수를 써서라도 마리안을 열어보겠다고 천명했다. '때리든 총을 쏘든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강단 있는 모습은 덤이다. 그리고 이 대화에서 엔더슨은 버닝엄을 상당히 고평가한다. 버닝엄이 '감'이라고 말하는 걸 신용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후 스토리에서 버닝엄의 행적을 보면, 엔더슨이 왜 그런 평가를 내렸는지 알 수 있다.
니케를 기계가 아닌 부하로 대우하는 인격자
첫인상이 안 좋았지만, 이후 행적을 드러난 모습은 니케 세계관에서 손에 꼽히는 개념인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지스 스쿼드에 관한 처우였다. 이지스 스쿼드는 거대 전함 '어드마이어 호'를 지닌 해군이지만, 실전 운용이 불가능해 파티장으로만 쓰이는 상태였다. 지상을 랩쳐에게 뺏긴 상태니 수륙양용 전함을 쓸 일이 없어서였다. 나아가 전함은 유지비만 해도 어마어마한 비용을 요구했다.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선 파티를 열어주는 중이었다.
자선 파티를 넘어 이지스 스쿼드의 '헬름', '마스트', '앵커' 또한 단순한 전투 기계가 아닌 부하로써 대접했다. 대부분의 상층부나 엑스트라 지휘관들이 니케를 한낱 기계로 치부하는 것과 딴판이었다. 여름 이벤트 'SEA, YOU, AGAIN'에선 해상 수색을 위해 어드마이어 호 사용 허가를 요청한 헬름에게 무려 양해를 구하고, 거절할 수 밖에 없는 논리적이고 합당한 이유를 제시했다. 부사령관 직책이 방주의 권력층 꼭대기인 만큼 강압적으로 무시할 수도 있지만, 버닝엄은 그러지 않았다.
이후 크라켄의 출몰을 확인하자 '내가 모든 책임을 진다'며 어드마이어 호의 출격을 승인했다. 이때 방주에서 대기하던 마스트와 앵커를 신뢰하는 모습까지 보여 당시 지휘관들의 평가가 한층 더 상승했다.
이지스 스쿼드 외에 전속 니케 '파피용'과 사이도 좋다. 메인 스토리 18에서 파피용에게 주인공의 미행 임무를 줘 에덴에 들어가게 했는데, 이때 도로시에게 들켜 파피용이 억류당했다. 보통 방주 사람 마인드면 '니케는 다시 만들면 되지 뭐'라고 넘어갈 것이다. 그러나 버닝엄은 방주에 찾아온 도로시에게 파피용의 안부를 물었다. 파피용 또한 버닝엄을 굉장히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고, 버닝엄을 위해 계속 정보를 가져갈 궁리를 했다. 둘 사이의 신뢰가 적다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족으로 버닝엄은 현재 부사령관 중 밝혀진 유일한 유부남이다. '세르반'이란 이름의 차남과 이름은 나오지 않은 막내딸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3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르반은 사이드 퀘스트에서 대형 사고를 쳤으나, 지휘관과 아버지의 후광 덕에 무사히 빠져나왔다. 당시 이 친구는 '가문의 명성'에 집착했는데, 주인공을 보고 개과천선해 되려 팬으로 변했다. 이벤트 스토리 'BRAND NEW YEAR'는 막내딸에게 줄 선물이 지상으로 올라가버려 이를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자식을 아끼는 영락없는 아버지 상이라 또 호감 스택을 적립했다.
똑똑함을 넘어 무서운 수준의 지략과 통찰력
버닝엄은 첫 등장부터 계속 말을 더듬었다. 외모와 맞물려 버닝엄을 향한 첫인상이 좋지 않은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이벤트 스토리와 작중 태도로 '편견'에 지나지 않다는 평가가 계속 나왔었다. 그런데 메인 스토리 24에서 방주 AI '에닉'과 말을 더듬지 않고 일반인처럼 대화하는 모습이 나왔다. 지휘관들은 '혼잣말을 하거나, AI와의 대화는 긴장하지 않아서 그런가?'라는 추측을 내놨었다. 이후 니케와 CEO들과 대화할 땐 다시 말을 더듬는 모습이 나와서였다. 현실에서도 사람과 말을 할 때 긴장해 말을 더듬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럴 법하다고 생각했다.
메인 시나리오 26에서 지금까지 연기였다는 식스센스급 반전이 터졌다. '도로시'를 통해 일부러 상대를 방심시키기 위해 말을 더듬었다는 게 밝혀진 것이다. 이에 버닝엄은 성우 연기에 더해 목소리 톤이 돌변하는데, 기자도 닭살이 쫙 돋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평상시 기가 죽은 듯한 태도와 말투가 사라지니, 갑자기 사람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도로시와 대화할 때는 말을 안 더듬고 대화를 진행했다. 절름발이가 범인? 아니 말더듬이가 모략가였다.
버닝엄의 반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마리안 사건 당시 감이라고 주장하던 버닝엄의 능력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방주의 기술 관련 정보는 전부 버닝엄이 담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신 메인 스토리 44에선 도로시의 행동을 보곤 3주년 스토리부터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사태를 혼자 추리, 분석해냈다. '혹시 버닝엄도 승리의 여신: 니케를 하는 거 아니냐?', '똑똑한 수준이 아니라 무섭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마치 직접 본 것처럼 모든 시나리오를 읊었다. 상대가 도로시였으니 망정이지 다른 니케나 관련 인물이었다면 크게 당황했을 것이었다.
3차 지상 탈환전을 유도하는 도로시에게 받아치는 대사도 진국이었다. '자신의 대에 업적을 세우고자 방주의 운명을 건 도박은 넌센스'라는 대사다. 버닝엄이 어떤 인물인지 알려줬다. 마리안 사건부터 지금까지 버닝엄은 자신의 사익을 위해 움직인 게 아니라 오로지 '방주의 이익과 인류의 존속'을 위해 행동한 것이었다. 나름 지략에 통달한 도로시를 손바닥 위에 놓고 가지고 논 버닝엄은 이어서 주인공과 독대를 진행했다.
우상과 질투의 대상을 믿고 지켜보는 팬
마침내 주인공과 마주 보고 앉은 버닝엄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봤다. 이내 말을 더듬으며 이야기를 하려는 중, 갑자기 본래의 말투를 사용했다. 주인공 또한 이에 크게 당황해 되려 말을 더듬었다. 주인공이 '니케 제작 기술'을 요청하자, 매우 진지한 톤으로 '반역자가 되고 싶은 건가?'라고 물었는데 정말 무서웠다. 주인공의 이유를 들은 버닝엄은 그 자리에서 랩쳐 퀸과 인헤르트 스쿼드의 전멸까지 추리했다. 이쯤 되면 버닝엄은 지휘관과 모든 니케에게 바디캠을 달아놓은 게 아닌가 싶다.
버닝엄은 조건을 내걸어 니케 제작 기술을 주겠다는 딜을 걸었다. 이벤트, 메인 스토리에서 온갖 분탕질을 치고 다니는 '식스오'를 처리하는 게 조건이었다. 주인공 또한 주위 인물들이 피해를 봤기에 '부탁 안 해도 처리할 생각이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버닝엄은 주인공에게 말을 아끼는 게 좋겠다고 되받아쳤다. 지금 주인공이 스스로 자신이 가진 패를 버렸다며, 자신이 니케 기술을 건네줄 명분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분명한 사실이라 주인공 또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잔뜩 긴장한 주인공에게 버닝엄은 단순한 충고였으니 앞으론 그러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리곤 마리안 사건을 언급하며 '나를 원망하나?'라고 물어봤다. 두 사람의 악연의 시작이니, 주인공 입장에선 쏙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서 또 반전이 나왔다. 사실 대놓고 마리안을 빼돌린 행동에 버닝엄은 즉시 추적을 명령할 수 있었다. 그러나 '통제할 수 없는 지휘관을 내버려두면 과연 어떻게 될까?'라는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추적하지 않았다. 이후 주인공은 방주의 역사에 남을 활약을 이어갔고, 모두 지켜본 버닝엄은 주인공을 신뢰하기로 했다.
과거 차남을 도와준 것도 신뢰의 이유 중 하나였지만, 그것 말고도 이유가 더 있었다. 그가 밝히길 사실 옛날에는 지휘관을 꿈꿨다. 버닝엄의 가문은 방주에서 매우 위대한 곳이었다. 엔더슨이 과거의 기록 및 정보를 확인할 때 버닝엄을 통해 크로스 체크를 진행하는 게 이런 이유였다. 조부와 아버지가 너무 위대했고, 그 집안의 유일한 후계자인 자신은 지휘관의 길을 고를 수 없었다. 사망률 70%가 넘는 지휘관에 3대 독자를 보낼 이유는 없었을 것이었다.
버닝엄에게 주인공은 '지켜보고 있으면, 무엇이든 해결해 줄 것만 같은 이상적인 지휘관'인 우상이자 질투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믿고 지켜보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디 끝까지 한 번 해봐라. 내 우상으로 계속 남도록 활약해라. 어디 끝까지 한 번 해봐라. 네가 무너지는 꼴을 내가 꼭 보고 말 거다'는 양가 감정이 섞인 건 버닝엄의 캐릭터성과 인품을 보여준 대단히 좋은 대사였다. 이에 감명받은 지휘관들은 '대닝엄', '빛닝엄', '빛빛빛' 등으로 부르는 중이었다.
그렇게 말을 이어가던 중 이러다 밤을 새겠다며 대화를 마쳤다. 그리곤 파피용의 근황과 전언을 듣곤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전언을 부탁했다. 돌아오지 않는 스파이를 해고하는 것 같지만, 앞서 추리한 상황에서 파피용이 자진해서 에덴에 남았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따라서 버닝엄의 전언은 파피용을 자유롭게 풀어줬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덤으로 주인공에게 종이 두 장을 건네고 서명을 요구했다. 비밀 유지 서약서냐고 묻는 주인공에게 차남의 부탁과 자신의 개인 소장품으로 주인공의 싸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때 버닝엄의 스탠드 이미지를 잘 보면 빙긋 웃는 모습이었다. 버닝엄이 앞으로 우리의 아군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았다. 이후 메인 스토리에서 버닝엄의 활약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