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 PUBLISHER: 넥슨 코리아

[메카 밀.게.요] 저는 ‘바람의 나라 ASMR’로 힐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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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밀.게.요 이미지

ASMR로 알게된 '바람의 나라'


▲  ASMR이란? (출처: 네이버 사전)

전 세계인들이 1년 동안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이 유튜브라는 걸 알고 있으신가요? 유튜브는 '갓튜브'라 불릴 만큼, 영상을 찾아보려는 수많은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러 영상 중에서도 '핫'한 키워드는 'ASMR'입니다. 2018년 8월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비디오 콘텐츠 최다 조회 수 2위에 올랐죠. ASMR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귀르가즘(좋은 소리로 인해 귀로 느끼는 희열)', '귀호강(감미롭고 좋은 말이나 음악 따위를 듣게 되어 귀가 즐거움, 또는 그런 생활)'이라는 말로 사용되기도 하며, 주로 10대에서 20대의 젊은 층들이 향유하는 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이하게도 오래된 게임 '바람의 나라'에서 ASMR을 즐기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바람의 나라'는 출시된 지 22년이나 된 '국내 MMORPG의 시초'격 게임이죠. 현재는 대표적인 추억의 고전 게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필자는 최신 트랜드 ASMR과 게임계 조상님의 만남이 궁금해졌습니다.


▲ 2018년 상반기 기준 '핫' 키워드는 ASMR (출처: 인크로스)

인터뷰이는 자신을 평범한 게이머이자 ASMR을 즐기는 20대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런 그를 홍대 모처 ASMR 카페에서 만나보았죠. 이곳에서는 액체 괴물, 슬라임 등을 제작할 수 있었는데요. 액체 괴물은 특유의 질감과 사운드로 ASMR 영상의 수혜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콘텐츠랍니다.

이야기와 함께 액체 괴물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제 눈에 들어온 건 형형색색의 파츠들이었습니다. 파츠들은 각각의 질감과 크기, 재질이 다르며 액체 괴물의 소리를 풍성하게 해주는 조미료 역할을 맡고 있죠. 블링블링한 파츠를 추가하며 인터뷰이는 자신이 바람의 나라를 접하게 된 이유를 바로 이 '소리'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 눈도 즐겁고 귀도 즐거운 각양각색의 파츠들

잠들기 전, '바람의 나라' BGM을 듣습니다


▲ 2001년 3월, 게임 잡지에 게재된 '바람의 나라' 광고 (출처: 게임메카 게임잡지 페이지)

“저는 심심할 때마다 액체 괴물 영상을 시청해요. 여자친구와 저의 공통 관심사가 ASMR이거든요. 처음 ASMR에 빠지게 된 건 가수 아이유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액체 괴물 영상 때문이었고, 특유의 슬라임 소리에 중독된 후 줄곧 다른 영상도 찾아봤어요. 또, 이건 개인적인 건데, 제가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어요. 그런데 슬라임을 조물거리며 가지고 놀다 보면, 손톱 뜯을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더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 우연히 유튜버 ‘썬 샷’님의 바람의 나라 ‘목도 ASMR’ 영상을 봤어요.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죠. 영상은 바람의 나라에 있는 ‘목도’라는 무기로 왕초보 사냥터에서 다람쥐를 계속 때리는 단순한 내용이에요. 그런데 특유의 중독성 있는 소리가 마치 ASMR 같더군요. 재밌기도 했고, 신기해서 이후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영상을 봤습니다. 아니, 들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까요? 그러다가 ‘나도 바람의 나라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이는 ASMR의 중요한 요소를 '중독성'이라고 말합니다. 단순하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소리에서 즐거움을 얻는다고 덧붙였죠. 인터뷰이 말고도 ASMR 콘텐츠를 즐기는 분들은 공감하실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ASMR 영상 때문에 접한 바람의 나라를 플레이하면서, 어느덧 만레벨까지 달성했다고 하네요. 추가로 그는 게임의 주요 매력인 BGM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바람의 나라는 BGM이 정말 좋아요. 옛날 게임이라고 음질 퀄리티가 떨어지는 게 아니고, ‘귀호강’을 제대로 하게 되지요. 특히, 12지신의 유적 BGM은 정말 좋습니다. 아련한 소리가 뭔지 모를 감성을 자극한다고나 할까요?

최근에는 바람의 나라 12지신의 유적 BGM에 빗소리가 합쳐진 ASMR을 자기 전에 듣고 있어요.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하루의 피로가 빗소리와 함께 싹 씻겨나가죠.”

인터뷰이는 바람의 나라를 공략 위주로 즐기는 건 아니었습니다. ‘BGM’에 집중했죠. 대부분 게임에 BGM이 수록되어 있지만, 몇몇 유명한 걸 제외하고는 유저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숨은 콘텐츠입니다. 옛날 게임은 BGM도 촌스러울 거라는 편견이 있는데, 인터뷰이는 오히려 옛날 감성, 세심한 퀄리티가 더 돋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 바람의 나라 12지신의 유적 BGM (feat. 빗소리) (출처: 우빈 네이버 블로그 페이지)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필자는 바람의 나라 ASMR 영상을 직접 제작한 스트리머 ‘썬 샷’이 궁금해졌습니다. 패기 있는 인터뷰 요청과 함께 스트리머 썬 샷과의 자리가 성사되었죠. 썬 샷은 클린 방송을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20대 스트리머입니다. 저는 목도 ASMR 영상을 어떻게 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물어보았죠.

"목도 ASMR은 소리를 집중적으로 편집한 영상입니다. 바람의 나라 '왕초보 사냥터'에서 '목도'라는 바람의 나라 무기 아이템으로 몬스터 '다람쥐'를 무한 사냥하죠. 플레이 시간은 5일, 편집은 일주일, 자르고 붙이기만 1만 번 이상 한 것 같아요.

저는 항상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힘쓰는데 '바람의 나라'라는 고전 게임을 테스트하면서 목도 '소리'에 꽂혔어요. 당시 사운드가 찰지다고(?) 느꼈는데, 영상을 제작하고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다른 무기로도 다람쥐, 토끼 등을 잡는 새로운 소리 영상을 만들어볼 계획도 추가로 구상하고 있어요."

썬 샷은 자신이 제작한 영상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바람의 나라 무기 소리에 영감을 얻어 플레이 타임만 5일에 걸쳐 제작된 영상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나니 '쉽지 않은 과정이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썬 샷은 바람의 나라에는 특별한 '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인터뷰이도 언급한 'BGM'이라고 하네요.


▲  스트리머 썬샷의 바람의 나라 '목도 ASMR' 영상 (출처: 유튜버 썬 샷 공식 채널)


▲  고퀄리티 바람의 나라 BGM (출처: AsiansUnite10 유튜브 공식 채널)

썬 샷이 거론한 건 하나의 특별한 영상이었습니다. 바람의 나라 플레이어분들은 들어보셨을 수도 있는 '바람의 나라 만리장성 BGM'이죠. 아련한 배경 음악에 유머러스한 가사(?)가 돋보이는 곡인데요. 썬 샷은 이 영상을 보고 바람의 나라 BGM의 매력과 함께 이것을 개그 코드로 승화시키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음악을 직접 들어보면 옛날 바람의 나라를 플레이했던 유저들에겐 향수를, 현재 어린 친구들에게는 신선함을 느끼게 하죠.

제게 '바람의 나라'는 힐링 게임입니다

스트리머 '썬 샷'과 인터뷰이 '마력회복'은 바람의 나라에서 BGM이라는 공통의 고리를 통해 연결되었고, 현재 새롭게 게임을 즐기고 더 나아가 창작하고 있습니다. 바람의 나라가 출시된 지 22년이 흐른 지금, 또 다른 문화의 바람이 부는데요. 밀레니얼 세대가 바람의 나라에서 ASMR을 즐기는 것,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오늘 만난 밀레니얼 게이머도 자신의 관심사를 계기로 바람의 나라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었죠. 더 이상 바람의 나라는 ‘아재 게임’이 아닙니다.

“처음엔 ASMR 영상을 보고 호기심으로 시작하게 된 바람의 나라에서 지금은 힐링하고 있어요. 조금은 독특하지만 게임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ASMR도 즐기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답니다. 옛날 게임이라고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은 안 가지셨으면 해요. 물론 사람마다 취향에 차이는 있겠지만, 저처럼 소리로 게임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펙업을 위해 게임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내가 재밌고 힐링할 수 있는 것. 그 부분도 저에게는 게임을 선택하고 즐기는 데 소중한 부분이에요. 그래서 전 꾸준히 ASMR 영상도 시청하고 바람의 나라도 플레이할 계획입니다.”


▲ ‘마력회복’님은 앞으로도 바람의 나라를 즐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너 속의 코너, ANOTHER SAY

'ANOTHER SAY'는 사정상 인터뷰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인터뷰이와 같은 게임을 즐긴 분들의 이야기를 남긴 코너입니다. 하고 싶은 말, 추억, 고백, 친구 찾기 등 자유롭게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참고로 다음 주 대상 게임은 '버블파이터'입니다. 해당 게임에 얽힌 이야기가 있으면 댓글로 써주세요. 선정을 통해 기사 본문에 소개토록 하겠습니다.

= 바람의 나라 진짜 추억이네. 진짜 당시에는 혁명이었다. 우리나라 게임계는 바람의 나라로부터

= 지금 하면 말도 안 되는 그래픽이라고 보이지만 그때는 최고였다. 온라인으로 나온 것도 충격이었고

= 인생 게임을 꼽으라면 단연 바람의 나라. 바람의 나라 했던 분들은 그때 그 추억을 못 잊을걸?

= 바람의 나라 갑자기 하고 싶네. 지금 복귀해도 괜찮을까요?

= 바람의 나라 무시하지 마라. 너희는 한 번이라도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어 준 적이 있느냐.

인터뷰이를 찾습니다

국민트리의 '메카 밀.게.요' 코너에서는 인터뷰이를 찾고 있습니다.

- 한 캐릭터만 수 십개 육성하는 '특정 직업 집착자'
- 남들이 사냥할때 '저곳엔 뭐가 있을까?'하고 다른 거에 몰두하는 '괴짜'
- 전직하지 않고 기초 직업으로 만레벨을 달성한 '귀차니스트'
- 게임을 소재로 2차 창작 활동을 하는 '작업가'
- 색다른 시각으로 게임을 분석하는 '몽상가'

이외에도 다양한 분들을 모시고 있으니, 댓글과 메일을 통해 제보와 참여를 부탁합니다.

- e메일: nike4157@gamemeca.com

임새라 기자 인생은 솔직하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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