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 니케 PUBLISHER: LEVEL INFINITE

[스토리보드] 승리의 여신: 니케 – 인간이 많이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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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여신: 니케' 스토리보드, 그 첫 번째 시간이다. 스토리보드는 니케 속 캐릭터나 이벤트 등 다양한 이야기를 1편으로 정리하는 코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반주년을 맞아 픽업한 니케 '도로시'다. 메인 스토리에서 먼저 등장했고, 이번 이벤트에서 과거를 집중 조명했다.

본문 시작에 앞서 밈 하나를 짚고 넘어가자. '인간이 미안해'와 '인간 네버 체인지'다. 인간이 떠올린 해괴망측한 아이디어로 누군가 피해를 봤을 때 댓글로 달리는 말이다. 도로시가 정확히 여기에 해당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정을 들어보자.

※ 주의: 본문에는 메인· 이벤트 스토리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오늘의 키 퍼슨: 도로시 가라사대 '인간이 밉다!'

▲ 여기서 '속이 시커멈'은 중의적인 표현이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이제 오늘의 주인공 도로시의 신상 정보를 살펴보자. 상당히 후반에 등장하는 인물이며, 과거에는 갓데스 스쿼드 소속이었다. 홍련과 라푼젤, 스노우 화이트와 같은 스쿼드 출신인데, 갓데스 스쿼드가 모종의 사정으로 해산한 후에는 지상의 인류 거점 에덴에 합류했다. 여기서 인헤르트 스쿼드 리더를 맡아 활동 중이다.

갓데스 스쿼드 리더 부문은 조금 설명이 필요하다. 반주년 스토리 이벤트 OVER ZONE에서 밝혀지길 원래 리더가 전사해 자리를 물려받았다. 캐릭터 디자인은 순백의 천사가 모티브다. 이를 반영한 독특한 기믹이 있는데, 로비·도감 화면에서 그녀를 터치하면 장비 착용 전후로 모습이 바뀐다. 잠깐 번쩍하면서 옷을 갈아입는 연출이 일품이다. 전투 장면은 한술 더 뜬다. 화면을 무지갯빛 광채로 뒤덮는다. 계속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플 정도다. 아무래도 장르를 잘못 찾아온 것 같다.

▲ 아무리 봐도 판타지인데, SF라고 우기는 건에 대하여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이쯤에서 위 이미지 속 성격 파트를 살펴보자. 나쁜 의미로 겉과 속이 다른 성격이다. 사실 이것도 최대한 순화를 거친 표현이다. 지금 그녀가 소속한 인헤르트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취급이다. 그녀가 유저 일행을 총알받이로 쓰자고 제안하자 일행을 적대하던 동료마저 '그건 좀'이라며 정색한다.

등장 니케 중 성격 나쁘기로 한 손에 꼽는 캐릭터지만, 유저 사이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설의 레전드인 1세대이자 갓데스 스쿼드 출신이고, 최강자급 포지션, 여러 의미로 개성 강하고 입체적인 면모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마침 이벤트와 개인 스토리를 통해 '도로시는 그럴만하다'라며 동정표를 얻기도 했다.

도로시를 관통하는 주요 사건 '아크 가디언 작전'

▲ 아크 가디언 작전의 진상이 밝혀지는 게 이번 스토리 이벤트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도로시에 대해 설명하려면 중요한 배경 설정 하나를 알아야 한다. 니케 세계관은 기계 침략자 랩쳐에 의해 인류가 멸망까지 몰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다. 인류는 지하 도시 방주로 피난해 뚜껑을 단단하게 덮었고, 인간의 뇌를 지닌 사이보그 니케를 제작했다. 이런 니케와 지휘관을 양성해 지상 탈환을 시도한다.

물론, 이 과정이 순조롭게 흘러갔을 리가 없다. 방주에 들어간 인류는 소수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주에 긴 시간이 걸렸다. 당연히 수용 인원 선별 과정에서 참사가 벌어졌고, 랩쳐는 호시탐탐 방주를 위협했다.

당시 실행한 프로젝트가 아크 가디언 작전이다. 주역은 실전으로 다져진 대 랩쳐 스페셜리스트 니케를 모아 꾸린 갓데스 스쿼드다. 이들이 양산형 니케를 이끌고 선택받은 인간의 방주 이주, 랩쳐가 침입할 수 없도록 밀봉 작업이 끝날 때까지 엄호하는 계획이다. 본편에서 알 수 있듯 작전은 성공했다. 주인공도 이 방주에서 태어난 인물 중 하나다.

▲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건지 궁금하다면 채널 고정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인간이 모두 방주에 들어간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전에 죽거나 버려진 이가 훨씬 많았다. 누가 말했던가,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아포칼립스 한복판인 지상에 거점을 꾸린 인간 세력도 있다. 지금 도로시가 소속한 에덴이다. 에덴은 방주보다 기술력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묘사하는데, 앞서 도로시가 변신하는 것처럼 장비를 착용하는 것도 이런 설정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상술한 아크 가디언 작전의 자세한 과정을 담은 게 OVER ZONE 스토리 이벤트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의아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정황상 아크 가디언 작전은 성공한 게 분명하다. 하지만, 일등공신인 갓데스 스쿼드는 해산했고, 도로시는 방주와 그곳 출신인 주인공에게 적대적이다. 도대체 이 작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쩌다가 가스라이팅 전문가 이미지가 씌였나?

인헤르트: 와 님, 이건 진짜 아닌 듯?

유저 사이에서 도로시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크게 총알받이와 가스라이팅이다. 전자는 앞에서 잠깐 언급했는데, 정확한 사정은 이렇다. 주인공과 카운터스 스쿼드 일행이 처음부터 에덴, 인헤르트 스쿼드와 좋은 관계였던 건 아니다. 모종의 같은 표적을 둔 경쟁자였고, 에덴 측 지휘자는 주인공을 죽이려 했다. 다행히 인헤르트가 제시한 시험을 통과해 에덴 입장을 허락받는다.

에덴에 들어간 후에는 그 유명한 도로시의 가스라이팅이 시작된다. 겉으로는 주인공 일행에게 우호적이라 그녀의 일행보다 좋은 인상을 받기 마련이다. 인헤르트 스쿼드 멤버가 다들 나를 가짜 지휘관, 시종 취급하니 어련할까? 그나마 사근사근한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호감이 생긴다.

하지만, 20챕터부터 그녀가 본색을 드러낸다. 사실 그녀가 일행을 받아준 건 총알받이로 쓰기 위해서였다. 이 말을 들은 인헤르트 스쿼드와 지휘관은 대놓고 불쾌감을 드러낸다. 아무리 적대하던 상대라도 이건 좀 아니라는 분위기다. 그걸 본 도로시가 '옛날 생각이 나냐?'라며 비꼬고 비웃는다. 결과적으로 인헤르트 스쿼드가 주인공 일행을 도와줘 위험한 고비는 넘겨 천만다행이다.

도로시: 지금부터 당신을 굴려볼게요

▲ 씌인 게 아니라 팩트라는 게 유저의 중론 (사진: 국민트리 제작)

캐릭터 에피소드 2, 3편에서도 시커먼 성격이 잘 드러난다. 홀로 에덴에 있는 모습이 고독하며 쓸쓸해 보인다고 걱정했더니 산책을 제안한다. 흔쾌히 수락한 결과 5시간 사막 강행군을 시킨다. 인간과 니케의 신체 능력 차이를 거듭 언급하며 조롱하는 건 덤이다.

정확한 사정은 이렇다. 도로시의 동료 노아가 지휘관에게 그녀는 성격이 너무 나쁘다며 투덜거린다. 평소 찾는 것 같던 꽃을 찾았는데, 랩쳐가 나타나 도망쳤다니 그걸로 갈궜단다. 사막 강행군 직후 그 말을 떠올린 지휘관이 용써가며 꽃을 찾아줬더니 돌아온 대답이 위 이미지다. 이건 아무리 봐도 작정하고 맥이는 거다.

▲ 에피소드 3 대화 스크립트, 도로시의 내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구간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이 에피소드는 도로시의 서사를 짧고 강렬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구간이다. 자세한 대화의 흐름은 위 이미지를 확인하자. 똥개 훈련을 시킨 지휘관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자 괜히 구구절절 성을 낸다. 가만 듣던 지휘관의 두 마디에 말문이 틀어막히는 건 덤이다. 도로시가 속에 어떤 응어리를 품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인데, 자세한 건 마지막 파트에서 확인하자.

갓데스 스쿼드의 트라우마 스위치, 아크 가디언 작전의 내막

▲ 작전 구역의 전경만 봐도 상황이 쉽게 상상된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이제 대망의 스토리 이벤트 OVER ZONE 이야기다. 도로시와 갓데스 스쿼드의 과거와 아크 가디언 작전 당시 상황을 담았다. 먼저 당시 상황 정리다. 선별된 인간이 하나둘 방주로 입성 중이었고, 갓데스 스쿼드(도로시 - 라푼젤 - 홍련 - 스노우 화이트)와 양산형 니케가 거점 보호 임무를 맡았다. 인근에는 혹시나 자리가 남을까 봐 희망을 품고 몰려든 난민 무리로 가득했다.

전황은 빈말로나마 좋은 상황이라고 말할 정도는 됐다. 전 리더 릴리바이스와 많은 양산형 니케가 죽었지만, 도로시가 새 리더를 맡았다. 보급품은 점점 줄어드는 중이긴 해도 작전 기간 2개월은 넉넉하게 버틸 양이 있었다. 이에 도로시는 방주에 꾸준하게 현 상황을 보고했다. 그녀가 바라는 건 단 하나, 작전 종료 후 일행을 방주로 들여 승리의 여신으로 대우해 주는 것이다. '인류를 위해 싸운 우리가 계속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달라'라는 내용이었다.

▲ 나락으로 치닫는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치 '도로시의 보고' (사진: 국민트리 촬영)

하지만, 불길한 그림자가 조금씩 암운을 드리웠다. 라푼젤은 죽은 이들을 추모하느라, 스노우 화이트는 사주경계에 매달려 심신이 마모되고 있었다. 초반에는 서로를 독려하며 견뎌냈지만, 상황이 나락으로 급강하하는 치명적인 상황이 일어난다. 사기 진작을 위해 간단한 파티를 여는 사이 랩쳐가 기습해 보급품이 동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갓데스 스쿼드는 절망에 휩싸여 균열이 생겼다.

그나마 상황을 추스릴 수 있었던 건 갓데스 스쿼드를 동경하던 양산형 니케 피나 덕분이었다.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한편, 도로시와 함께 전멸한 난민 캠프에서 물자를 챙기고 그녀가 동료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덕분에 다른 스쿼드 동료는 멘탈을 추스리고 작전을 속행했다.

▲ 도로시가 무너지는 결정적인 계기인 피나와 방주 (사진: 국민트리 촬영)

그러던 중 심각한 문제가 일어난다. 도로시와 갓데스 스쿼드를 지탱하던 피나가 랩쳐에게 침식당해 그녀 앞에 나타났다. 프롤로그 지휘관과 마리안의 상황이 똑같이 벌어진 것이다. 도로시는 눈물을 머금고 안식을 주었지만, 이를 계기로 삶을 포기한다. 이렇게 완전히 무너진 그녀에게 방주의 도움 요청 메시지가 오며 1부가 막을 내린다.

2부 도로시는 도미노가 무너지듯 나락으로 곤두박질쳤다. 얼핏 보면 방주의 메시지를 듣고 기운을 차린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은 피나의 환각을 보며 죽음을 부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떻게든 아크 가디언 작전을 완수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방주의 토사구팽이었다.

방주의 논리는 이렇다. 갓데스 스쿼드의 자료를 기반해 새로운 니케를 개발했고, 시간이 지나면 그녀들은 고물이 된다. 문을 부숴버리겠다는 절규는 '너희는 그럴 위인이 못 된다'라는 투로 무시한다. 갓데스 스쿼드가 지상에서 떠도는 이유가 이것이다. 거듭 충격을 받고 홀로 남은 도로시는 결국 피나의 죽음을 인지,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타락한다. 원래 누렸어야 할 것을 빼앗기 위해서 말이다.

이 과정은 무척 아이러니하다. 피나의 도움으로 멘탈을 바로잡은 도로시는 그녀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망가져 간다. 절망 속에 무너지던 갓데스 동료들은 반대로 도로시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다. 만약 스토리를 다시 감상할 계획이라면 등장인물의 섬세한 멘탈 변화에 주목해 보자. 덕분에 도로시의 평가가 올랐고 '이런 일을 겪었다면 어쩔 수 없지'라며 동정표를 얻었다. 자, 이제 지난 문단에서 그녀가 지휘관을 다그치며 했던 말을 돌아보자. 그녀가 그 말을 하고 싶었던 상대는 누구일까?

김태호 기자 좋은 게임은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GM 까막입니다. 언제나 게이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열정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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