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랭킹] 분위기 엇갈린 POE 2 모드·전체 직업 차트

▲ 하드코어 SSF를 제외한 모든 차트에서 순위 변동 발생 (자료: 국민트리 제작)

긴 설 연휴가 막을 내렸습니다. 금요일 휴가를 썼다면 연휴가 조금 더 길어지지만, 그건 제쳐두기로 하죠. '패스 오브 엑자일 2(이하 POE 2)' 랭킹 차트는 하드코어 SSF를 제외한 모든 차트에서 순위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연휴에도 랭커들의 성장 경쟁은 쭉 이어졌죠. 반대로 전체 직업 점유율은 무척 잠잠한데, 본문을 통해 그 내용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젬링 리저네어와 인보커, 쭉쭉 점유율 상승 중

지난 POE 2 메카 랭킹은 젬링 리저네어와 인보커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인보커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며, 젬링 리저네어는 막 상승 기류에 몸을 실었었죠. 비슷한 시기에 고유 등급 장비를 이용한 빌드가 속속 등장했고, 젬링 리저네어의 고성능 빌드도 제시됐습니다. 100% 관련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이었죠.

물론, 이런 분석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젬링 리저네어의 직업 노드(어센던시)의 뛰어난 성능이 조명받았거든요. 여기에 영감을 얻어 다른 직업의 노드에 관심을 갖는 유저가 늘었습니다. 관심은 고스란히 빌드 연구로 이어졌고, 패스파인더의 '시신걸음', 타이탄의 '쌍수 평타', 워 브링어의 '함성' 빌드도 여기에 속합니다. 유저 관심도와 직업 점유율이 같은 버스에 올라탄 사례네요.

▲ 그러고보니 미뤄둔 3차 전직을 해야 하는데... (사진: 국민트리 촬영)

POE 2 빌드 연구 기조에도 직업 노드의 비중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직업 노드가 빌드 성립에 큰 변수이기 때문이죠. 가령 막 언급한 시신걸음과 함성 빌드는 패스파인더, 워 브링어의 전유물과 다름없습니다.

반대로 젬링 리저네어와 인보커의 가파른 상승세 비결은 직업 노드의 높은 범용성으로 풀이됩니다. 어떤 빌드를 선택하든, 효율이 매우 높은 특성을 지녔습니다. 자연스레 빌드 선택 폭이 넓고, 밸런스 조정이나 새로운 빌드 발견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죠. 아직 리그를 시작하지 않는 POE 2 게임 환경에서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한 캐릭터로 즐길 거리가 많다는 뜻이니까요. 한동안 두 직업의 인기가 식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스탠다드 모드 TOP 5에 고개 내민 블러드 메이지

▲ 스탠다드 모드 TOP 5입성은 예상치 못했네요 (사진출처: 공식 커뮤니티)

스탠다드 모드 랭킹에는 블러드 메이지가 TOP 5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위치의 상위 직종으로, 자신의 생명력을 소모해 스킬을 사용하죠. 소모한 생명력은 생명력 흡수로 충당합니다. 이런 기믹을 극대화해 '혈마법' 키스톤이나 '생명력 전환' 보조 젬을 더하는데, 공통으로 마나 대신 생명력을 코스트로 소모하는 효과입니다.

최근 블러드 메이지 유저는 이런 기믹을 극대화하는 추세입니다. 충분한 빌드 연구와 파밍, 크래프팅 시간을 거쳤으니,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빌드의 접근 부담이 줄어든 것 같네요. 그중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스킬은 '혜성'입니다. 원소 카테고리의 14레벨 스킬로, 목표 지역에 얼음 운석을 떨어뜨립니다. 무지막지한 딜량이 자랑거리죠.

혜성은 스킬 레벨에 비례해 마나 소모량이 크게 오릅니다. 20레벨에는 마나 소모량 198에 도달하죠. 스킬을 난사하기에는 부담됩니다. 이에 블러드 메이지의 생명력 소모 기믹을 더합니다. '생명력을 소모해 혜성 낙하 - 혜성 폭딜로 생명력 대량 흡수 - 회복한 생명력을 코스트로 혜성 낙하' 사이클을 돌리는 겁니다. 관련 빌드 소개 영상을 감상해 보세요. 생명력이 빠르게 오르내리느라 점멸하는 모습이 일품입니다.

이런 블러드 메이지의 특징은 개성과 실전 성능, 재미를 모두 갖춘 매력 포인트입니다. '왜 블러드 메이지를 육성해야 하는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했죠. 그리고 스탠다드 모드는 플레이에 제약이 없는 캐주얼한 모드입니다. 여기서 점유율이 오른 건 직업의 매력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되네요. 추후 다른 모드에서도 순위가 오를지 기대가 됩니다.

전체 모드 직업 점유율 분석

▲ 블러드 메이지와 타이탄의 순위, 점유율이 엇갈렸군요? (자료: 국민트리 제작)

이어 POE 2 전체 랭커 점유율을 확인하겠습니다. 순위 변동이 적은 대신 점유율이 특정 직업에게 모였죠. 순위가 뒤집힌 건 블러드 메이지와 타이탄입니다. 0.5% 포인트 등락으로 희비가 엇갈렸죠. 물론, 점유율이 전부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두 직업은 빌드 연구가 활발하고, 개성이 뚜렷하죠. 독창적인 플레이를 경험하고 싶은 낭만파 유저라면, 오히려 흥미를 느끼는 직업입니다. 언젠가 낭만파 메타가 오면 정말 좋겠네요.

한편, 레인저의 상위 직업 데드아이, 패스파인더는 점유율이 줄었습니다. 대표적인 원거리 딜러이고, 무기나 빌드 특색이 강하죠. 데드아이는 활 사격, 패스파인더는 독과 카오스 피해, 포션에 특화했습니다. 여기서 파이가 줄어든 타이탄이 떠오르는군요. 세 직업은 '보편적으로 인기 있는 빌드'보다 '이 직업만 할 수 있는 빌드'가 강세입니다. 

▲ 요즘 POE 2는 '템포랄 낙뢰' 빌드에 직업을 맞추는 분위기입니다 (사진출처: 공식 커뮤니티 거래소)

좋은 예시가 '템포랄 낙뢰' 빌드입니다. 고유 등갑 장비 템포랄리스와 태풍의 합창, 각종 메타 젬을 조합해 완성합니다. 회피기만 누르면, 도착한 지점에 벼락이 떨어져 맵핑하는 원 버튼 빌드죠. 성능이 워낙 뛰어나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템포랄 낙뢰 빌드에 직업을 맞추는 환경이 도래했습니다.

환경 변화는 데드아이와 패스파인더, 타이탄의 파이 감소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지금 POE 2는 '직업에 맞는 빌드'보다 '강력한 빌드에 맞는 직업'이 고평가 받는다고요. 마침 젬링 리저네어가 상승 기류에 오른 것도 템포랄 낙뢰 빌드가 널리 알려진 시기와 비슷합니다. 메타와 직업 특징이 엇갈렸군요.

금주의 키스톤

▲ 키스톤 작동 조건이 상당히 빡빡합니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POE 2는 얼리 액세스 단계입니다. 아직 등장할 직업과 무기, 스킬, 콘텐츠가 많이 남았죠. 인게임에서 스킬 젬 선택지나 노드를 보면, 앞으로 어떤 요소가 등장할지 얼추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령 정신력 젬을 클릭하면, 미등장 직업 목록이 쭉 뜨죠. 흠, 이야기한 김에 확인하니 '머라우더 - 듀얼리스트 - 헌트리스 - 쉐도우 - 드루이드 - 템플러'가 있군요. 빨리 업데이트하면 좋겠습니다.

일부 유저들은 추후 업데이트를 대비해 미리 가능성 있는 노드, 빌드를 연구 중입니다. 좋은 예시가 4~5시 방향의 '죽음의 춤'입니다. 보조 장비가 없고, 주 주 무기로 한 손 무기를 장착했을 때 스킬 속도를 25% 증폭합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한 손 무기만 장착하면 작동합니다. 방패요? 당연히 안되죠. 칼춤과 방패춤 중 어느 쪽이 더 위협적이겠어요? 우리는 캡틴 아메리카가 아닙니다.

▲ 아직 연동할만한 아이템이 하나 뿐인 게 아쉽네요 (사진출처: 공식 사이트 거래소)

죽음의 춤을 연구하는 유저는 연계 장비로 '리슬라사의 감개 화려한 허리띠'를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3, 4 번 옵션입니다. 최대 물리 공격 피해는 증폭하고, 최소 피해는 감폭하죠. 저점은 더 낮추고, 고점은 높이는 세팅입니다. 대미지 변수가 커지는 점은 키스톤 효과로 보완합니다. 스킬 속도가 크게 오르니, 공격 횟수를 늘려 평균 DPS를 올리는 전략이죠. 

현재 잘 알려진 사용법은 '허무의 산물 다이아몬드'를 이용하는 겁니다. 먼저 패시브 스킬 페이지의 쥬얼 슬롯에 삽입하면, 슬롯을 중심으로 범위 표시가 나옵니다. 반경 내 패시브 스킬은 기존의 노드와 연결하지 않아도 투자할 수 있죠.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죽음의 춤까지 도달하는 것보다 해당 쥬얼로 스킬을 챙기는 걸 선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