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 니케 PUBLISHER: LEVEL INFINITE

[스토리보드] 승리의 여신: 니케 - 토버지의 은혜는 랩쳐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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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러운 이야기인데, GM 까막은 어릴 때부터 창작을 무척 좋아했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또 공부했으며, 다른 창작물을 볼 때 분석하는 버릇이 있다. 여기서 비롯한 오랜 경험에 의하면 '매력적인 빌런'과 갈등은 작품에 좋은 영향을 준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 시빌워 영화의 제모 남작이 좋은 예시다.

'승리의 여신: 니케'에도 그런 빌런이 있다. 바로 미사일스의 CEO 슈엔이다. '아! 오늘의 주인공은 슈엔이구나!'라고? 안타깝지만 오답이다. 이번 시간에는 '드리프트 + 급발진' 콤보를 넣기로 했다. 자, 소개합니다. 오늘의 주인공, 타일런트급 랩쳐 '토커티브'!

※ 주의: 본문에는 메인 스토리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오늘의 키 퍼슨: 아아, 토버지. 니케의 황금 고블린


▲ 토커티브: 이게 최선이냐 인간? 이게 정말 최선의 인선이야? (사진: 국민트리 제작)

스토리보드 최초로 랩쳐가 등장했다. 니케가 아니라 아쉽다고? 어허, 토커티브도 엄연히 게임 속 등장인물 아닌가? 메인 스토리 비중이 높고, 중요한 대목에서도 맹활약한 캐릭터다. 꾸준히 파밍 콘텐츠에 얼굴을 비추는 건 덤이다. 팬덤에서의 인지도 역시 굉장히 높다.

가장 큰 특징은 사람 말을 하는 랩쳐란 점이다. 덕분에 첫 등장 당시 게임 내외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머리도 비상해 함정을 파거나 협상, 화려한 언변 등 교활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름인 토커티브(수다쟁이)에는 이런 특성을 반영한 듯싶다.

입담과 충성심도 매력(?) 요소다. 주인공 일행을 하나둘 공략하면서 조롱 섞인 조언을 하고, 납치한 주인공과 만담을 한다. 습격 후 너희 방식을 흉내 낸다며 '인카운터!'라고 외치는 장면은 백미다. 팬덤에서 친근하게 여기는 것도 이해가 된다.


▲ 토씨! 헛소리 그만하고, 특수 요격전 출근해 (사진: 국민트리 제작)

팬덤의 평가는 복합적인데, 개그 지분이 더 크다. 스토리와 특수 요일 던전에서 너무 험하게 구른 탓이다. 메인 스토리 첫 등장은 분명 무시무시한 미지의 강적이었지만, 어느샌가 이리저리 치이는 로켓단 같은 친구가 됐다. 특수 요일 던전 보스의 경우 공략 난도가 제일 쉽고, 보상은 빵빵해서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붙은 별명이 아낌 없이 주는 랩쳐 '토버지'다. 

한 눈에 보는 토커티브의 인물 관계도


▲ 가만 보니 얘도 인복이 지지리도 없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이어 인물 관계도를 살펴보자. 빌런인 만큼 관계도가 무척 화려하다. 당연히 인류 측과 적대적이고, 스노우 화이트와 숙적으로 얽힌다. 비슷하면서 대조되는 점이 참 많다. 지상을 떠도는 니케와 랩쳐, 소녀와 거인처럼 말이다. 비슷한 대사도 하는데, 이걸 찾아보는 것도 즐길 거리다.

관련한 재미있는 분석이 있다. 스노우 화이트는 다들 알다시피 랩쳐의 1차 침공부터 싸운 역전의 노장이다. 토커티브는 그녀를 늙은이 취급하는데, 덕분에 나이가 어리거나 젊은 축이라는 분석이다. 참, 전적은 어떠냐고? 만날 때마다 탈곡기처럼 탈탈 털리는 신세다.


▲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점이 많은 토커티브와 스노우 화이트 (사진: 국민트리 촬영)

모더니아와도 참 질긴 인연이다. 모더니아는 프롤로그에 등장한 마리안이라는 니케였고, 다시 만나니 헬레틱이 됐다. 그런 헬레틱 모더니아를 보좌하던 게 토커티브다. 시간이 흘러 13챕터, 방주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은 지휘관이 마리안 탈환 작전에 나선다. 여기서 카운터스를 막아선 게 토커티브다. 어쨌든 모더니아는 침식에서 풀려났고, 토커티브는 스노우 화이트에게 탈탈 털린다. 그것도 모자라 아니스에게 분노의 스톰핑을 당한다. 진짜 되는 일이 없다.

방주 시스템을 총괄하는 에닉은 거래 상대다. 방주에서 주기적으로 니케를 제공하는 대신, 랩쳐가 방주를 직접 공격하지 않는 협약이다. 사실 랩쳐는 방주의 위치를 알고 있으며, 인류의 승산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랩쳐가 굳이 니케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미지수다. 헬레틱을 늘리려는 걸까?


▲ 유교 드래곤이 이 장면을 좋아합니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스토리를 깊게 파는 유저는 이에 기반해 토커티브가 무척 유능한 캐릭터라 판단한다. 랩쳐 퀸의 대리이자 세력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꼽힌 셈이니까. 갈 곳을 잃고, 죽어가는 그를 랩쳐 퀸이 다시 태어나게 해줬다니 광적인 충성심도 이해가 간다.

이를 증명하는 동료가 니힐리스타다. 헬레틱이고, 토커티브의 상관이다. 챕터 24에서는 몸소 방주에 침투해 부품을 희생하며 그를 부활시킨다. 이후 직권을 들이대며 토커티브를 부려 먹으려 하지만, 오히려 그는 퀸을 향한 충성심을 어필하며 반항한다. 충과 효가 몸에 밴 걸 보니 성리학을 배운 친구인 것 같다.

눈물 없이 볼 수 있는 수다쟁이의 고생길

이래뵈도 첫 등장은 살벌했다 인간! 


▲ 사실 특수 요격전에서 아이템을 파밍하라는 큰 뜻일지도 모른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이제 눈물 없이 볼 수 있는 토커티브의 행적을 살펴보자. 토커티브는 챕터 4에서 처음 데뷔했다. 당시 지휘관은 마리안을 침식으로 잃었고, 슈엔이 나타나 온갖 꼬장을 부렸다. 교양 있는 말로 패악질 또는 갑질이라 부르는데, 자세한 내용은 이렇다. 이틀 안에 카운터스, 워드리스 스쿼드와 함께 토커티브를 잡아오라는 얘기다. 

더럽고 치사하지만, 일개 군인과 대기업 CEO의 싸움은 잽이 안되니 갈 수 밖에 없다. 일행은 랩쳐의 거대한 발자국을 추적하고, 이튿날 토커티브에게 습격당한다. 이때 토커티브의 활약이 눈부시다. 미하라의 감각 교환 능력은 자해로 공략한다. 토커티브는 재생 능력이 있지만, 미하라가 견딜 수 있는 고통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유니의 시각 차단은 꼬리로 후려쳐 해결한다. 이때 앞서 언급한 조롱 섞인 조언이 나온다. 시야 차단을 했으면 서 있는 위치부터 바꾸라고 말이다. 추가로 라피를 레드 후드로 알아보는데, 레드 후드 떡밥이 처음 언급된 순간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첫 조우는 지나가던 스노우 화이트 덕분에 무사히 넘긴다.

이후 슈엔이 굴린 스노우볼이 굴러갔고, 라피와 미하라가 기억 소거 처분을 받는다. 라피는 모종의 사유로 불발됐지만 말이다. 이후 엔더슨의 지시로 주인공 일행은 토커티브 추적에 나선다. 그렇게 최근 진행 중인 이벤트 'ALONE SURVIVOR'의 무대인 북부로 향한다.

내 이름은 토커티브, 사람을 낚는 어부다


▲ 야생의 토커티브가 나타났다! 지휘관은 무엇을 할까? (사진: 국민트리 제작)

두 번째 조우는 챕터 6이다. 필그림 스노우 화이트를 찾기 위해 루드밀라, 앨리스와 함께 모험했고, 출몰 지역으로 추정되는 설원에 도착했다. 그런데, 저 멀리 사람의 형체가 보이는 것 아닌가? 다들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 안심하지만, 언제나 냉정한 라피는 달랐다. 주변 눈밭에 발자국이 없어서다. 아니나다를까 지휘관을 납치하기 위해 토커티브가 파둔 함정이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 일을 계기로 토커티브의 고생길이 훤히 열린다. 지휘관 납치에 성공한 건 좋은데, '너는 내 취향이 아니야'라며 차인다. 다음에 출연할 때에는 니케처럼 미소녀 스킨으로 갈아입어야 할 것 같다. 이후 지휘관의 입담에 휘둘려 땅이 꺼져라 한숨 쉬는 건 덤이다.

힘겨운 감정 노동이 끝났나 싶었더니 이번엔 스노우 화이트가 나타난다. 옛날 동요 중 '만나면 반가워요 뽀뽀뽀'라는 가사가 있는데, 스노우 화이트는 뽀뽀뽀 대신 대함 라이플로 인사한다. 몸에 커다란 바람 구멍이 나는 걸 시작으로 가차없이 유린당한다. 그대로 죽었느냐고? 아쉽게도 모더니아가 나타나 구출한다. 어째 애들 싸움에서 지니까 엄마를 부르는 것 같다.

추가로 챕터 4, 6속 토커티브의 대사를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겉모습은 야만적인 괴물이지만, 상당히 세련되고, 재치있는 어휘를 보여준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런 점도 딱딱한 어휘를 구사하는 스노우 화이트와 대비되는 점일지도 모르겠다.

수다쟁이의 몰락, 결전의 땅 챕터 13


▲ 솔직히 말해봐, 너 그 대사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지? (사진: 국민트리 촬영)

일련의 이야기는 주인공 일행의 특수 별동대 임명과 헬레틱(모더니아=마리안) 탈확 작전으로 이어진다. 스노우 화이트가 남긴 언체인드로 그녀를 인류측 니케로 되돌리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방주의 온갖 엘리트가 모였고, 보스급 랩쳐가 몰려오는 대규모 난전이 펼쳐졌다.

당연히 토커티브도 참전했다. 그가 말하길 이번 작전은 방주의 정예를 몰살하려고, 일부러 낚여준 것이라고 한다. 역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맞는 모양이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지휘관은 학습 능력이 비상했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스노우 화이트를 소환한다. 상대의 선 픽을 보고 카운터 픽을 뽑는 판단이 훌륭하다.

이후 작전은 손에 땀을 쥐는 전개로 흘러간다. 니케들은 헬레틱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기적을 믿고, 만장일치로 이번 작전에 참여했다. 적재적소에 달려오는 도우미의 힘을 빌려, 지휘관과 카운터스 스쿼드는 모더니아에게 도달한다. 이 부분은 가능한 인게임에서 직접 보길 추천한다.


▲ 아니스의 성우 연기가 정말 유명하니 꼭 한 번 들어보자 (사진: 국민트리 촬영)

바로 결론으로 넘어가자. 작전은 반쪽짜리 성공이다. 모더니아를 제압했고, 마리안으로 되돌아왔다. 반쪽인 이유는 토커티브의 마지막 발악 때문이다. 스노우 화이트에게 당해 너덜너덜해진 채로 난입해 다시 마리안을 침식시킨다. 그 결과 악에 받친 아니스에게 분노의 스톰핑을 당하고, 저지에 실패한 스노우 화이트도 얻어맞는다. 그 결과 토커티브는 완전히 사망해 방주에 연구 소재로 수감된다.

도막사라무! 빛에서 나와라 토커티브

그렇게 토커티브의 출현은 끝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또다른 헬레틱 니힐리스타 등장과 함께 부활 떡밥이 부상했다. 이후 긴 시간에 걸쳐 부활 작전이 흘러가는데, 니힐리스타가 죽은 척해 M.M.R에 감금된다. 재생 능력으로 부활한 니힐리스타는 무장 파츠를 먹여 토커티브와 함께 수감된 마테리얼 H를 부활시킨다.


▲ 몇 번을 봐도 참 인사성이 바른 친구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당시 방주는 슈엔과 이그조틱 스쿼드가 저지른 대형 사고로 쑥대밭이었다. 여기에 헬레틱인 니힐리스타, 인디빌리아와 타일런트급 랩쳐 토커티브가 난입한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에 맞서던 아니스와 네온은 순식간에 리타이어, 도로시와 라피만 남는다.

기껏 부활한 건 좋지만, 기분 좋게 눈을 뜨자마자 봉변을 당한다. 계왕권을 쓴 라피에게 머리끄덩이를 잡혀 투척 무기로 사용되고, 그대로 지상으로 사출 당한다. 자세한 건 최근 스토리이고, 얼마 전 폐막한 1주년 이벤트 스토리와도 관련 있으니 말을 아끼겠다.

재미있는 건 에필로그 부문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니힐리스타가 계급장을 들이대며 토커티브에게 온갖 수모를 준다. 이에 토커티브는 점잖은 말로 퀸을 향한 충성심을 어필하며 꾹 참는다. 이때 마테리얼 H에서 부활한 인디빌리아가 슬쩍 배가 고프지 않냐며 그를 떠본다.

머리가 좋은 토커티브는 금세 숨은 뜻을 눈치채고, 특유의 비릿한 미소를 흘린다. 다시 한번 말하면 니힐리스타는 둘을 부활시키느라 무장 파츠를 소모했다. 당연히 전투력이 크게 줄었다. 그러니 함께 그녀를 공격해 부족한 부품을 재생하자는 의미다. 잔뜩 겁먹은 니힐리스타가 백미인데, 챕터 25에서 드러나길 어떻게 목숨은 건졌다.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토커티브의 자취는 끊긴 상태다. 진지함과 개그를 모두 소화하던 명배우가 추후 어떤 모습으로 돌아와 활약할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혹시 아는가? 충과 효를 아는 친구답게 2024년 새해 인사를 하러 찾아올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토커티브와 만날 날을 기다리며 특수 요격전에서 자진모리장단으로 두들겨주자. 이건 마리안의 몫! 이건 모더니아의 몫!

김태호 기자 좋은 게임은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GM 까막입니다. 언제나 게이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열정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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