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한글로] R2의 말을 알아듣는 게 이런 느낌일까?

/ 1

이번 '스팀 한글로'를 통해 오랜만에 네임드를 소개합니다. 바로 '스타워즈'죠. SF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름 정도는 들어본 유명한 시리즈입니다. 오래된 IP인 만큼 팬층이 두껍고, 활발한 2차 창작이 이뤄지고 있죠. 이중엔 준공식으로 자리 잡은 설정도 있습니다. 스타워즈 팬들은 논캐넌, 공식 설정을 캐넌으로 나누죠. 주로 영화 시리즈, 공식 코미컬라이즈 이외에 작품을 논캐넌으로 취급한다고 합니다.

'스타워즈 : 구공화국의 기사단'은 논캐넌에 속한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스타워즈 팬 사이에서 명작으로 손꼽히죠. 원작에 잘 어울리고, 좋은 게임성을 일궈냈다는 뜻입니다. 이번에 제작된 한국어 패치는 무려 음성 부분입니다. 기존 한국어 패치에 TTS를 추가한 것 뿐이지만, 팬들의 진심이 느껴지죠. 관련 정보를 본문에서 확인해 보시죠.

발달한 기술 덕분에 이젠 목소리까지 한국어로 바꿉니다

영화의 과거 시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구공화국 기사단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 영화의 과거 시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구공화국 기사단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공식이 뭘 알아!'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흔히 설정 충돌이나 낮은 완성도 등 하자가 많을 때 나오는 밈이죠. 농담에서 시작된 말이지만, 이를 왜곡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식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팬이 만든 2차 창작을 마치 공식인 것처럼 퍼트리거든요. 착한 팬이라면 절대 하지 마세요. 팬덤을 욕 먹이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스타워즈 : 구공화국의 기사단(이하 구공화국)은 서두에서 언급한 비공식, 논캐넌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든 RPG입니다. 2003년 7월 15일 엑스박스로 처음 출시했으며, 이후 PC, Mac, iPad, iPhone, 안드로이드로 기기를 넓혔죠. 시간이 흘러 2021년엔 닌텐도 스위치로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세월이 흘렀어도 그만큼 좋아하는 유저가 많고, 명작이었기에 가능한 과정인 듯싶군요.

영화 스타워즈 프리퀄, 오리지널 3부작으로부터 약 4,000년 전이 배경입니다. 따라서 오비완, 루크, 다스 베이더 같은 유명한 인물들은 나오지 않죠. 원래 프리퀄 2편인 '스타워즈 : 클론의 습격'에 맞춰 관련 이야기를 게임에서 다룰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개발사 바이오웨어가 IP 소유주 루카스 필름에 창작의 자율성을 적극 요구했고, 영화와는 독립된 세계관이 만들어졌죠. 이는 훌륭한 성공을 거두며, 스타워즈 세계관이 크게 확장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플레이 방식은 스타워즈 속 행성과 우주선을 탐험하며 퀘스트를 해결하면 됩니다. 다만, 한번 지나간 행성은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 주의하세요.

작중 인물들의 대사를 TTS로 변환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 작중 인물들의 대사를 TTS로 변환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스타워즈 시리즈 게임은 특정 AAA급을 제외하면, 한국어 지원이 미미한 편입니다. 한국에서 스타워즈가 크게 흥행하지 않은 게 원인 아닐까 싶네요. 아무튼, 이런 환경이니 당연히 영어를 할 줄 아는 유저 외엔 스타워즈 게임을 즐기기 힘들었습니다. 옛날 작품인 구공화국 또한 마찬가지였죠. 물론, 유저 한국어 패치는 과거 여러 번 진행했습니다. 자막과 텍스트를 바꾸는 흔한 한국어 패치들이었죠.

그런데 최근 한 유저가 Text To Speech 이른바 TTS를 이용한 음성 한국어 패치를 만들었습니다. 작중 NPC들이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말하게 됐죠. 프로그램을 이용한 음성이라 일부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귀로 알아듣는 느낌은 차원이 다릅니다. '삐리! 삐삐' 같은 말만 하는 드로이드 R2의 말을 알아듣게 되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싶어요. 한국어 패치도 점점 진화하는 게 느껴집니다.

게임 메이커로 만든 웰메이드 인디 게임

픽셀 게임 메이커 MV로 만든 니트로 익스프레스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 픽셀 게임 메이커 MV로 만든 니트로 익스프레스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 메이커'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RPG Maker Unite'가 개발한 유명한 게임 제작 툴, 쯔꾸르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내장된 애셋과 이펙트, 그래픽을 활용해 나만의 게임을 만들 수 있죠. 과거엔 특정 장르 제작 툴만 있었지만, 이젠 스팀에서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상용화가 많이 된 상태입니다.

2025년 5월 19일 발매한 '니트로 익스프레스'는 스팀에서 판매 중인 'Pixel Game Maker MV'를 이용해 만든 픽셀 2D 플랫폼 장르 게임입니다. 목표는 폭주 드론을 처리하는 AVDS 소속 주인공이 되어 니트로 시티를 구하는 거죠. 게임 가격은 1만 4,500원입니다. 가격 대비 훌륭한 픽셀 아트와 액션, 타격감이 포인트죠. 게임 평가도 좋습니다. 6월 10일 기준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거든요.

자막과 이미지 한국어 패치를 적용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 자막과 이미지 한국어 패치를 적용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많은 해외 인디 게임이 그렇듯 한국어 지원은 없이 출시됐습니다. 인터페이스 및 자막은 일본어, 영어, 중국어 간체자와 번체자만 공식 지원하죠. 그러던 중 출시 약 한 달이 지난 6월 초 AI 기반 초벌 번역이 나왔습니다. AI만 사용한 게 아니라 간단한 검수와 수정 작업을 진행했죠. 이후 해당 번역을 바탕으로 1.02 버전 기준 한국어 패치가 완성됐습니다. 한국어가 언어 옵션에 추가되는 방식이라 패치 적용 후 Korean으로 바꾸면 되니 참고하세요.

박제성 기자 게임은 최고의 문화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기자.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라면 빠르게 뛰어가 취재하겠습니다.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