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한글로] AI 초벌에 집단 지성 마무리한 비주얼 노벨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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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까지만 해도 번역은 사람이 직접 배워서 하거나, 검색을 통해 천천히 진행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품이 참 많이 들어갔죠. 그러나 생성형 AI가 대두하면서 번역 과정이 확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중국 비주얼 노벨 작품의 한국어 패치에 생성형 AI와 집단 지성을 활용해 화제입니다. 더불어 8년 전 출시된 탄막 슈팅 게임의 한국어 패치를 홀로 만든 유저도 등장했는데요, 3월 4일~10일 사이에 배포된 패치 정보를 국민트리가 정리했습니다.

'AI + 집단지성'으로 만들어진 한국어 패치

키 비주얼에서 와닿는 게임 제목 블랙 & 화이트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 키 비주얼에서 와닿는 게임 제목 블랙 & 화이트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분야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리, 분석, 검색뿐만 아니라 실시간 번역 기능에서도 활약 중이죠. 최신 핸드폰에는 통화 내용을 번역하는 기능까지 탑재해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이는 게임 번역에도 활용되고 있는데요, 비주얼 노벨 '블랙 & 화이트'의 한국어 패치도 AI를 활용해 제작됐습니다. 

다만, 모든 번역을 AI에게만 맡긴 건 아니었죠. 중국어, 영어를 아는 유저들의 집단 지성까지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의 시간을 투자한 결과, 검수를 끝낸 완성본을 다른 이들에게 공개할 수 있었죠. 현재 오타 등의 피드백을 받는 중인데요, 제보를 남기면 즉시 적용하고 있답니다.

그럼 이제 게임 이야기를 해보죠. 블랙 & 화이트는 텍스트 25만 자를 수록한 게임입니다. 일부 구간에는 턴제 전투 파트를 더했죠. 작품 배경은 디스토피아 세계로, 이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바라보는 플레이어와 흑과 백으로 나뉜 세력이 중심입니다. 질서와 공정성, 이성을 상징하는 하얀 교회. 자유와 문화, 감성을 상징하는 블랙 신더 크로우가 대립하죠.

플레이어는 12명의 주인공들의 기억을 관찰하며 한 소녀와 소통을 이어나갑니다. 여기서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의 반대는 악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플레이어에게 던진다고 하네요. 게임 평가는 25년 3월 10일 기준 557개의 리뷰 기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호평하는 쪽은 플레이어에게 '너는 어떤 사람인가?'를 묻는 질문이 와닿았다고 평했죠. 혹평하는 쪽은 좋은 설정과 배경에 비해 스토리 퀄리티가 살짝 아쉽다는 평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텍스트 파트와 SRPG 식 전투가 섞여 있습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 텍스트 파트와 SRPG 식 전투가 섞여 있습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아이작에 탄막 슈팅을 더하다

아이작 맵 + 탄막 슈팅 어려워 보이지만 의외로 쉽다고 하네요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 아이작 맵 + 탄막 슈팅. 어려워 보이지만 의외로 쉽다고 하네요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수많은 게임 장르 중 탄막 슈팅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곤 합니다. 대중적으로 유명한 건 오락실 전통의 터줏대감 '1945' 시리즈이며, 마니악한 작품으로는 '동방 프로젝트', '도돈파치' 등이 있죠. 눈이 아플 정도로 쏟아지는 탄막을 피하면서 공격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탄막 슈팅에 로그라이크를 섞으면 어떨까요? 2017년 6월 8일 출시한 '스타 오브 프로비던스'가 새로운 조합에 도전했습니다. 2025년 3월 10일 기준으로 2,396개의 리뷰가 달렸고,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죠. 픽셀 고전 그래픽을 바탕으로 손에 감기는 타격감이 장점인 게임입니다.

스타 오브 프로비던스는 전투기를 조종해 사각형 방을 오가며, 적을 쓰러트리는 구조입니다. 유명 로그라이크 '아이작의 번제 시리즈'를 떠올리는 유저가 있을 것 같네요. 출시 직후 게임을 즐긴 유저들이 남긴 평에 의하면, '깔끔한 조작'과 '캐주얼'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공략하기에 어렵지 않은 탄막 밀도와 패턴, 로그라이크 치고 상대적으로 낮은 운 요소도 언급했죠. 슈팅 게임에 약한 유저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듯싶습니다.

효과 숙지가 중요한 로그라이크에서 최대의 적은 언어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 효과 숙지가 중요한 로그라이크에서 최대의 적은 언어 (사진출처: 스팀 공식 사이트)

다만, 영어와 독일어만 지원해 언어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유저 리뷰에서도 영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언급할 정도였죠. 로그라이크 장르 특성상 아이템 효과나 NPC와의 대화를 허투루 넘기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약 8년의 시간이 흘러 깃허브를 통해 한국어 패치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언어의 장벽이 사라진 셈이죠. 이제 굳이 영어를 이해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 탄막 슈팅 장르에 도전해 볼 게임을 찾는 분이라면 스타 오브 프로비던스를 시작해 보세요.

박제성 기자 게임은 최고의 문화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기자.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라면 빠르게 뛰어가 취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