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불러오기] 확장팩 도약 노리는 '데스티니 가디언즈'

안녕하세요. 스팀 게임의 근황을 살펴보는 코너, '스팀 불러오기'입니다. 스팀에서 출시한 패키지 게임들은 옛날처럼 발매만 하면 끝이 아닙니다. 지속적인 사후지원을 이어가죠. 덕분에 출시 혹은 특정 구간에서 고꾸라졌더라도, 새로운 패치나 확장팩, DLC 출시로 살아나곤 합니다. 그래도 세월은 야속한 법입니다. 인기 게임도 언젠가 잊히기 마련이죠. 이에 국민트리는 매주 과거 스팀에서 명성을 떨쳤던 게임들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이런 스팀 불러오기의 시작을 알리는 게임은 '데스티니 가디언즈'입니다. 2018년 9월 5일, 블리자드의 배틀넷을 통해 등장했었죠. 이후 2019년 10월 1일, 스팀으로 이관하고 지금까지 서비스 중입니다. 30만 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한 바 있고, 특정 확장팩 및 시즌에 유저 널뛰기가 심했었죠. 다가오는 7월 16일, 신규 확장팩 '운명의 경계'를 출시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과거와 미래를 국민트리가 정리 및 분석했습니다.
블리자드의 품에서 시작한 데스티니 가디언즈
앞서 데스티니 가디언즈라 소개했으나, 사실 정식 명칭은 '데스티니 2'입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 기준에 따라 일부 콘텐츠를 조정하면서 당시 배급사였던 블리자드가 데스티니 가디언즈로 이름을 바꿨죠. 이후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명칭이 됐습니다.
국내 출시 당시에는 풀 더빙 및 현지화가 화제였습니다. 현재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최고 장점으로 자리를 잡았죠. 성우들의 열연과 준수한 스토리텔링이 시너지를 냈습니다. 아울러 지금도 최고의 확장팩으로 평가받는 '포세이큰'이 국내 정발에 맞춰 동시에 출시됐기에, 국내 유저들은 그야말로 데스티니 가디언즈에 빨려 들어갔었죠. 당시 국내 PC방 순위 9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출시 후 나온 운영 이슈와 여러 이유로 유저 수는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배틀넷 출시 1년 뒤인 2019년 10월 1일에 스팀 이관을 선언했죠. 다행히 국내 풀 더빙 및 현지화는 유지한다고 발표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장기 침체기라고? 입 벌려라 마녀 여왕 들어간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시즌제로 게임을 진행합니다. 시즌은 확장팩 출시 사이에 진행하며, 추가 콘텐츠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죠. 배틀넷에 있던 시점이 1~7시즌, 스팀 이관 후엔 8~26시즌까지 나왔습니다. 참고로 새 시즌을 시작하거나 확장팩을 공개하면, 동시 접속자가 급격하게 상승합니다. 그리고 수치가 점점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죠.
배틀넷에서 스팀으로 넘어온 직후인 8시즌 '섀도우 킵' 당시 동시 접속자는 29만 2,513명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9시즌에 접어들어 하락세가 이어졌죠. 16시즌까지를 굳이 표현하면, 1차 쇠퇴기였습니다. 이후 '마녀 여왕~빛의 추락' 사이가 2차 쇠퇴기, '빛의 추락~최후의 형체' 전까지는 쇠퇴를 넘어 게임이 위험했던 시기였죠.
1차 쇠퇴기였음에도 11시즌 '출현의 시즌'에는 잠깐 반등합니다. 당시 21만 4,725명의 유저가 접속했죠. 2020년 11월 11일 출시 예정이었던 '빛의 저편' 시즌 때문입니다. 번지측에서 사전에 '콘텐츠 금고'라는 신규 콘텐츠를 예고했거든요. 이전 시즌 및 확장팩에 얻었던 모든 콘텐츠가 일정 기간 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하스스톤'의 야생이나 시즌제 콘텐츠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콘텐츠 금고가 나온 이유는 이렇습니다. 게임이 오래되면서 몸집이 너무 커졌으며, 코드는 스파게티가 돼버렸습니다. 더불어 게임 엔진을 개선해 왔기에 일부를 쳐낼 필요가 있었다고 하네요. 어쩌면 필연적인 과정이었습니다.
문제는 '경이 무기' 파밍, 강화 퀘스트와 던전이 전부 콘텐츠 금고에 들어가는 점입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최고 단계 무기인 경이 무기는 '촉매제'를 이용해 효과를 강화합니다. 이걸 얻는데 최소 3주~1달이 소모되죠. 따라서 아직 빛의 저편 업데이트 전인 이 시기를 놓치면, 촉매제를 얻을 콘텐츠가 금고에 들어가 버려 얻을 수 없었습니다. 경이 무기를 강화할 수 없게 되는 셈이죠.
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분명 있었습니다. 유저들이 긴 시간을 투자해 얻은 장비의 강화 수단이 사라지고, 뒤늦게 시작한 유저들은 앞선 이야기를 전혀 모른 채 스토리를 접해야 한다는 점이죠. 아울러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시즌은 항상 '콘텐츠가 부족하다'라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여기에 콘텐츠 금고까지 생기면서, 유저들의 평가와 동시 접속자 수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향은 번지 30주년 기념까지 이어졌습니다. 부족한 콘텐츠와 불안정한 서버가 해결되지 않았거든요. 이걸 줄이기 위해 도입한 콘텐츠 금고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던 중 구원 투수가 등장합니다. 바로 2022년 2월 23일 출시한 '마녀 여왕'이죠. 데스티니 시리즈의 핵심 설정인 '빛과 어둠의 대립'에 전환점을 가져왔고, 70여 개에 달하는 신규 무기와 새로운 속성 '기원' 추가, 지금까지의 레이드 기믹을 하나로 모아 잘 버무린 '신봉자의 서약' 레이드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쇠퇴기가 이어지다 다시 한번 부흥할 기회를 잡은 겁니다. 물론, 갑자기 추가된 콘텐츠 양에 버그도 많이 발생했지만요.
그럼에도 유저들의 평가는 매우 좋았습니다. 메타크리틱 89점, 오픈크리틱 88점을 기록하며 데스티니 시리즈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죠. 평가에 힘입어 마녀 여왕은 게임 출시 초반처럼 많은 유저를 유치해 29만 112명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데스티니 가디언즈에 다시 호황기가 오나 싶었는데, 이어지는 17~19시즌에서 똑같은 문제를 되풀이해 다시 유저 수가 떨어지는 2차 쇠퇴기가 찾아왔습니다.
잘 들어라, 애초에 기대를 하니까 배신을 당하는 거다
2차 쇠퇴기 시점에는 성장세가 꺽이던 중 새로운 하위직업 '초월'과 콘텐츠, 스토리를 담은 확장팩 '빛의 추락'을 선보였습니다. 쇼케이스를 지켜본 유저들은 '번지가 해냈다'라며 큰 기대를 했었죠. 마녀 여왕으로 개발사의 고점을 봤기에 더 기대가 컸습니다. 초월은 그래플링 훅을 연상케 하는 이동 능력과 실을 활용한 특색있는 능력으로 이목을 끌었죠.
함께 공개된 신규 지역 해왕성 도시 '네오무나'의 비주얼에 만족한 유저가 많았습니다. 스토리 진행이 어둡게 흘러가는 와중,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환한 도시가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 좋겠다는 평이었거든요. 그런 기대감을 증명하듯 빛의 추락은 스팀 출시 기준 가장 많은 31만 6,750명의 유저가 업데이트 날 접속했습니다.
하지만, 기대감에 들뜬 유저들을 맞이한 건 떡밥만 무성한 스토리와 괴리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이었습니다. 이미 과거 확장팩 '섀도우 킵'에서 떡밥만 투척하는 스토리 구성으로 유저들의 성토를 들었는데 말이죠. 그 결과 출시일 스팀 유저 평가 '대체로 부정적'을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기대를 하니까 배신을 당한다'는 말이 딱 이런 상황이었죠. 유저들은 빛의 추락이란 이름을 이용해 '비추', '추락'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확장팩의 부진으로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매출이 심하게 감소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개발사 번지에서 직원을 정리해고까지 했다고 하죠. 또한 여파로 다음 확장팩이었던 '최후의 형체' 개발 기간이 늘어나 버리기까지 했습니다.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었죠. 쇠퇴가 아닌, 게임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까지 생길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떡상각을? 유저의 심금을 울린 최후의 형체

유명한 만화 대사로 이런 게 있습니다. '내가 무릎을 꿇은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다'라고요. 데스티니 가디언즈 또한 무릎을 꿇었으나, 반등이 엄청났습니다. 2024년 6월, 앞서 언급한 확장팩 최후의 형체로 날아올랐거든요. 빛의 추락의 여파가 생각보다 심각해 많은 유저가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염려와 구설수를 없애버리는 데 성공했죠.
최후의 형체는 빛의 추락과 비교도 안 되는 깔끔한 스토리 텔링과 주요 인물들의 감정선, 지금까지 게임을 즐긴 데스티니 IP 게이머와 팬들에게 보내는 헌정 그 자체였습니다. 당연히 팬들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았고, 여운이 남다 못해 후유증에 시달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뒤늦게 관련 소식을 들은 과거 데스티니 가디언즈 게이머들이 몰려들었고, 동시 접속자 수 31만 4,634명을 기록했죠. 앞서 소개한 빛의 추락보다 조금 낮은 수치였지만, 2023년 11월 13일 접속자가 3만 명 대까지 떨어졌던 걸 생각하면 무려 10배가 넘는 상승 폭이었습니다.
해외 게임 웹진들의 찬사도 이어졌죠. 밈으로 유명한 포브스에서 직접 10점 만점에 10점이라는 리뷰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다른 매체들도 최소 10점 만점 리뷰 기준 9점 이상,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죠. 그만큼 걸작으로 뽑혔다는 말입니다. 한때 가장 어려웠던 '마지막 소원' 레이드보다 더 어려운 레이드를 만들어내며, 번지가 아직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시작할 데스티니 가디언즈
마무리가 너무 완벽했던 걸까요? 최후의 형체 이후 하락 폭은 꽤 심했습니다. 2025년 1월 6일엔 1만 8,023명까지 떨어질 정도였죠. 게다가 최후의 형체로 모든 걸 불태웠던 모양인지, 이후 시즌에서 버그 관련 이슈가 연이어 터지기까지 했습니다. 유저 수가 줄어들자 파티 매칭 타임만 한없이 늘어났죠. 물론, 10년간 이어진 이야기가 끝맺음을 맞이하니 관심이 줄어들 수는 있습니다.
이런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최후의 형체 발매 이후 2025년에 '코드네임 아폴로', '코드네임 베헤모스'라 이름 붙인 확장팩을 공개했습니다. 각각 여름, 겨울을 목표로 출시한다고 했었죠. 그리고 지난 2025년 4월 16일, 코드네임 아폴로의 이름이 '운명의 경계'로 발표됐습니다. 5월 7일 진행한 공식 방송에선 무려 스타워즈 IP 컬래버레이션까지 진행한다고 밝혀 화제였죠.
살짝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이번 확장팩과 시즌은 지금까지 답습해 온 선형적 캠페인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제 플레이어가 직접 방향을 고르는 '비선형적' 캠페인을 즐길 수 있다네요. 지금까지 큰 흐름에 몸을 맡겨 스토리를 진행했다면, 이제 유저의 선택으로 변화가 생기는 것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이번 확장팩은 기존의 대서사시가 끝나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기대됩니다. 또한, 신규 레이드엔 '위업'이란 요소를 추가해 레이드 보상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최상위 콘텐츠를 공략하는 유저들에겐 더 좋은 보상을 얻을 기회인 셈입니다.
데스티니 시리즈는 이제 11년 차를 맞이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롤러코스터도 이런 굴곡으로 움직이진 않습니다. 배틀넷으로 시작해 스팀으로 넘어오고, 고점을 경신하며 올라가나 싶었죠. 그러나 섣부른 콘텐츠 추가로 다시 떨어졌죠. 중간에 반등이라도 했으면 다행인데, 오히려 개발사가 휘청거릴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10년간 이어온 스토리를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수미상관을 달성했죠. 이런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과연 최후의 형체에 이어서 또 한 번 고점을 경신할지, 이어지는 확장팩을 기대하고 또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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